[기자수첩]더민주 '돌아온 봉숭아학당'은 아니되오

[the300]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분당 이후 위기에 처했던 당을 안정시키고 총선을 승리로 이끈 업적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성공적인 비대위였음이 분명하다.

김종인 비대위의 성공 비결로는 '안정적인 지도부'가 손꼽힌다. 특히 지난 3월 '셀프공천' 문제로 비례대표 파동이 발생한 이후 새로 구성된 2기 비대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당 정체성 논란 등 민감한 문제들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잡음을 내지 않고 당을 굳건하게 지켰다.

지난해 문재인 지도부를 떠올려보자. 당 최고위원회는 오히려 계파 분열을 조장하고 폭발시키는 공간이었다. 최고위원간 고성은 기본이고, 당대표에 대한 흔들기성 발언이 일상이었다. 존중이 떠나간 자리에는 토론이 아닌 비방만 남았다.

정청래·주승용 최고위원 사이 막말 파동, 유승희·이용득 최고위원 간 고성 다툼 등이 벌어진 곳이 최고위 회의였다. 최고위의 별명은 '봉숭아학당'. 오죽하면 지난해 8월 최고위가 진행되는 당대표 회의실에 방음장치를 설치해 말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김종인 비대위는 전임 지도부와 확실히 달랐다. 지도부에서 갈등이 발생하지 않자 '더민주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뒤를 이었고, 당은 급속도로 안정됐다. 올해 76세이면서, 비례대표만 5선을 한 김 대표의 개인적인 카리스마가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각 비대위원들이 모두 할 말을 조금씩 아끼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려 한 것이 주효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3일 마지막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은 속내를 드러냈다. 양승조 비대위원은 "내부 분열과 갈등을 표출하는 지도부야말로 최악의 지도부라는 점을 차기 지도부에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성호 비대위원은 "할 말이 없어서 그동안 안 해온 게 아니다"며 "절제와 품위, 책임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7일 전당대회 이후 구성될 더민주의 새 지도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내년 대선승리를 위해 안정된 지도부 기조를 이어가는 게 필수다. 떠나는 비대위원들의 마지막 당부를 새기지 못한다면 '돌아온 봉숭아학당'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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