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만의 폐지'라던 공정위 전속고발권, 왜 다시 도마위에?

[the300][런치리포트-기로에 선 공정위 전속고발권②]19대 여야 폐지 주장->고발요청권 확대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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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원들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다. 2013.6.27/뉴스1

"참여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내걸고도 이행하지 못했던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을 박근혜정부에서는 집권하자마자 4개월 만에 통과시켰다. 이처럼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는 구호가 아닌 행동으로 경제민주화를 실천해왔다." (2016년 2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19대국회는 시작하자마자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 20대국회와 판박이다.

당시 친박계(친 박근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이용섭·민병두·신장용 민주통합당 의원,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전속고발권 폐지 관련 법안들을 쏟아냈다.

2012년 7월 20일 있었던 대정부질문에서 이한성, 김재원 의원은 나란히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했다. 당시 김재원 의원은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자가 소송조차 할 수없는 전속고발권제도는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기본권보다 행정기관의 처분권을 우선시하는 관치시대의 유산"이라며 "공정위의 독점적 지위를 해체해야 한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공정위가 행한 처분은 검찰과 법원이 다시 들여다보도록 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5일 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업무보고에서도 전속고발권 문제는 여야 의원들의 집중타격 대상이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 때 "이 법은 헌법이 아니다. 고발권의 존속이든 폐지의 문제는 다시 시작해보면 된다. 지금까지 안됐으니 전속고발제를 폐지해보자는 거다. 폐지해서 문제가 생기면 다시 또 환원하면 되지 않느냐. 국민들의 폭발하는 그런 민심을 알아야 한다. 전속고발제를 우리 부처의 권리라 해서 갖고있겠다는 건 안되는 얘기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동수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거래 사건이 일반 형사사건과 다른 특성, 그리고 기업활동의 부담, 자진신고제도 형해화, 형벌의 보충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고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국회는 끊임없이 전속고발권 폐지 필요성을 제기했다.

공정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들 법안은 고스란히 각자 당 대선공약에 녹아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조달청, 중소기업청, 감사원 등에도 고발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고, 박근혜정부 인수위원회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착수됐다.

추상같았던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목소리가 슬그머니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다. 공정위에서 고발권은 단독으로 가지되 조달청, 중소기업청, 감사원 등이 고발을 요청할 경우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고발요청권'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권초기 강한 압박을 받은 공정위가 내놓은 전향적인 제안으로, 고발권을 '독점'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법안 논의는 순식간에 공정위의 제안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정무위 법안소위는 2013년 4월 17일 단 한 차례 논의에서 고발요청권 확대로 의견접근을 이뤘다. 

이에 따라 국회 정무위는 같은해 5월 감사원장, 중소기업청장, 조달청장이 공정위에 불공정거래를 고발할 경우 공정위는 거부권 없이 즉각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그리고 '33년만의 전속고발권 폐지'라는 자화자찬 속에 법안은 약 한 달여만에 법사위와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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