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승춘 보훈처장 보고 거부..문서로 업무보고

[the300]국회 정무위.. 문답 위해 박 처장 퇴장은 안해, 공정거래위 등 업무보고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6.06.28 10:52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국군모범용사 초청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16.6.20/뉴스1

국회 정무위원회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거취 논란에 28일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롭게 진행됐다.

정무위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국가보훈처 등 소관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야권은 사퇴나 해임을 요구해 온 박 처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들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앞서 23일 박 처장 해임촉구 건의안을 공동으로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야당은 박 처장이 사퇴의사를 밝혀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보훈처 차장 등 다른 관계자에게 보고를 듣겠다고 요구했다. 이진복 위원장은 3당 간사들에게 협의를 지시했고 그 결과 질의응답을 위해 박 처장이 자리를 지키되 박 처장의 업무보고는 듣지 않기로 했다. 보훈처가 준비한 업무보고는 문서로 대신했다.

긴장감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정무위가 진행됐지만 회의가 파행할 가능성도 있다. 박 처장에 대한 야당의 거부감이 워낙 강한 데다 박 처장도 굽힘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박 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식 기념곡 지정에 반대하는 등 19대 국회 내내 정무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보훈처는 올해 6·25 기념행사에서 옛 전남도청 앞 제11공수특전여단 시가행진을 계획한 것도 새로운 논란을 일으켰다. 11공수여단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부대다.

전해철 더민주 정무위 간사는 박 처장이 그동안 국회와 국민을 무시해 왔다며 "이런 처장에게 업무보고 받는 것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간사는 '보훈은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정신적, 사회적 인프라'라는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문구를 인용하며 "박 처장은 국민통합은커녕 국민분열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의동 새누리당 간사는 그러나 "국회는 다양한 목소리가 한데 모여서 국민적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장"이라며 "야당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업무보고를 못받겠다는 것은 선례로 잘못 남아서 국회운영의 장애물로 작동하지 않겠느냐"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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