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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 '한-일 의원 친선바둑교류전'에 참석한 뒤 윗옷을 벗으며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날을 전후로 새누리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단이 선출되고, 곧바로 사무총장 등 당직인사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김 대표는 새로운 지도부층과 합을 맞춰나갈 예정이다. 

내년 20대 총선이라는 거대변수를 앞두고 앞으로의 1년이 김 대표가 '관리형' 리더에 머무르느냐 차기 대선 주자로 공고히 자리매김 하느냐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지난 1년은 정책적 분야에서는 개헌과 공무원연금개혁, 국회법 개정안 사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로 집약된다. 

아울러 김 대표는 세월호 참사 수습 국면에서 임기를 시작해 7·30 재보선, 4·29 재보선, '성완종 리스트' 및 이완구 전 총리 교체 파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현안에 끊임없이 맞닥뜨리며 쉴틈없는 1년을 보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 7·14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선출됐다.

당시 박근혜정부는 '인사 참사'에 휩싸여 있었다.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가 청문회도 치르지 못하고 낙마했고,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를 치렀지만 잇달아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서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당청회동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김명수·정성근 후보자 카드를 철회하는 데 사실상 합의하며 인사 문제를 매듭지었다.

이후 그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는 7·30 재·보궐 선거 지원에 전력을 다한다. 예상을 깨고 당의 불모지인 전남 순천·곡성에서까지 승리하며 15개 선거구 가운데 11곳을 휩쓰는 이변을 연출했다.

재보선 압승을 동력 삼아 김 대표는 당직 인선에 측근들을 전진 배치하고 보수혁신위원회(위원장 김문수)를 구성하는 등 당의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혁신위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전략공천 폐지 △체포동의안 등 관련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등의 안을 내놓으며 일면 성과를 거둔다.

특히 다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대표의 최대 성과를 '재보선 압승'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 이어 올해 성완종 사태 후폭풍 속에서도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3대 1로 압승을 거뒀다. 덕분에 김 대표는 '선거의 황제'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또 김 대표가 지난 1년 간 공무원노조와의 '끝장토론' 등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끈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개혁이라는 평가도 얻었다. 대표 취임 후 꾸준히 청년층과 스킨십을 이어가며 보수 정당의 이념을 전하고 외연을 확장한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사상 초유의 메르스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메르스 발생지역과 병원 등을 찾아 나서면서 발벗고 뛴 점도 집권여당 대표로서 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지난 1년 간 김 대표는 여권 차기 대선주자 입지를 비교적 공고히해 왔다는 평가다. 올 들어 김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고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올라 상당시간 자리매김을 해왔다. 

하지만 '개헌 이슈',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태'에 있어서는 당 대표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헌'은 김 대표가 꺼냈다가 접은 카드로 기록된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개헌 발언'을 했다가 박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즉각 사과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각종 토론회와 인터뷰에서 개헌에 대한 소신을 피력한 바 있으나 현실적인 반발에 맞닥들이자 이후 지금까지 개헌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가 개헌 이슈를 등지자 여당 내 개헌 세력이 종적을 감췄고, 김 대표가 "소신을 꺾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계기가 됐다.

'또 최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태'를 놓고 김 대표는 당의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냈지만 '유승민 교체'라는 청와대의 일방적인 요구에 굴복한 것으로 비춰지면서 차기 주자로서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투톱'의 한 축이었던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걸었던 '수평적 당청관계' 의지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있다.

또 당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오픈프라이머리를 골자로 한 혁신위 안을 의원총회에서 통과시키긴 했으나 현실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완수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미완의 정책이 되지 않도록 마무리 짓는 것은 김 대표의 과제다.

임기 반환점을 돈 김 대표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북이 쌓여 있다. 

당장 '유승민 사퇴 파동'으로 야기된 당 내 계파 간 갈등을 해소하고 당청 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청와대와의 관계정상화도 시급한 현안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뒤 당청간 소통이 사실상 중단돼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집권 여당을 이끌고 있는 김무성 대표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경제 정책이 적시에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야, 당과 정부, 청와대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가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일방통행이 아닌 중재자 및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은 최대 숙제는 역시 총선이다. 상향식 공천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있다. 김 대표가 남은 임기 1년동안 오픈프라이머리 관철에 주력해야하는 이유다.

또 '유승민 사태'가 증명하듯 당내 친박-비박간 계파구도가 극명한 상황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아가면서 승리를 담보해내느냐가 정치적 향배를 결정지을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간의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아울러 1주년을 기념해 미뤄왔던 '정당외교' 차원에서 오는 25일부터 미국 주요 5개 도시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