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법무부로부터 수집한 등록 외국인 관련 자료를 국내 근로소득 원천징수를 위한 세원관리에 활용하지 않아 700억원이 넘는 근로소득세를 징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9일 올해 1월부터 약 20일간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납세조합 지도·감독실태' 감사를 한 결과를 공개했다.
납세조합이란 소득세 결정과 징수가 곤란한 외국법인에 속해 급여를 받는 국내 거주자나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 농·수·축산물 판매업자, 노점상 등의 영세업자들이 납세업무상의 편의를 위해 조직한 조합으로 이 조합이 조합원의 소득세를 특별히 징수해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법무부로부터 등록 외국인 자료를 받았지만 이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 세원관리에 활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 2433명의 근로소득세 745억여원의 징수가 누락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서울지방국세청의 경우 외국법인 소속의 조종사들의 근로소득세 세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895명의 근로소득세 533억여원에 대한 징수 누락이 추정되는데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한 이 외국인 조종사들은 동종업계 다른 조종사들에 비해 최대 30% 가량 급여를 적게 신고한 혐의도 있다.
감사원은 국세청이 외국법인 소속 근로자에게 소득세 징수 업무를 하는 납세조합에 대한 관리도 부실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 납세조합 조합원은 미국 업체로부터 2011년부터 3년간 14억7000여만원을 받았지만 4억여원만 신고하는 방식으로 탈루한 혐의 금액이 5억원 이상인 사람만 26명에 이른다.
일부 근로자 납세조합의 임직원 6명은 국세징수용 계좌에서 세금 등 총 40억여원을 임의로 인출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도 적발됐다.
기획재정부가 국외에 있는 비거주자나 외국법인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거주자가 납세조합에 가입해 소득세를 납부하는 경우 공제한도 등을 설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10％의 공제율을 적용해 일부 납세자가 과도한 공제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2014년 기준으로 근로소득 세액공제액은 최대 66만원 한도인데 지난 2013년 1000만원 이상의 공제혜택을 받은 납세조합원이 29명이었고, 그 중 최대 3억1000만원을 공제받은 수혜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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