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계파갈등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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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취재진에 의해 포착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수첩속 메모 내용이다. 이 메모는 김 대표가 '청와대 문건파동' 배후가 본인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말한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을 전해 듣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모는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당청간 당내 계파갈등이 급속도로 고개를 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초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아 최근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차기권력을 놓고 '친박'대 '비박' 갈등이 본격화됐다. '여전히 파워가 건재한 박 대통령과 이를 보필하려는 당내 친박계' 대 '구 권력을 딛고 새 권력으로 올라서려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간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새누리당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에 의한 친박계 공천학살, 그리고 살아 돌아온 친박계의 당내 장악. 이어진 19대 총선 '보복공천'이라는 극한의 갈등 역사로 점철됐다. 김 대표 본인도 19대 공천에서 친박계 보복공천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다. 따라서 김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서 이미 갈등요소를 내포하고 있었던 셈이다.

계파 갈등은 새정치민주연합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새정치연합의 계파 갈등은 새누리당의 수위를 넘어선다. 최근 새정치연합의 2·8 전당대회가 조용히 진행되면서 계파갈등이 그리 크지않은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당권을 잡기 위한 '친노'와 '비노'간 갈등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일례로 안철수 전 대표의 반발로 수그러든 당명 교체 논란도 계파간 첨예한 대립과정에서 나온 갈등의 산물이다.

이번에 당권을 잡지 못한다면 서로 다른 계파는 20대 총선에서 '인적쇄신'의 희생양이 돼 공천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지금껏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여러 정파가 몸집만큼 지분을 보장받는 정파연합성격이 강했고, 이는 끊임없는 계파 갈등으로 이어져 새누리당보다 인적쇄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잇따른 선거 패배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새정치연합으로선 사실상 이번 전당대회가 수권정당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만년 야당으로 머물지 갈림길에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당권에 계파의 사활이 걸렸고, 갈등이 더욱 치열할수밖에 없다.

물론 정치권 계파 갈등은 권력을 잡기 위해 필연적인 행위이자 불가피하다.하지만 그 계파싸움이 지나치게 그들만의 권력과 잇속 챙기기에만 집중된다면 그 어떤 국민도 곱게 봐줄수 없을 것이다. 정치의 더 큰 존재 이유는 '갈등 해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이 국민들이 정치권의 끊없는 계파 갈등에 실망하는 이유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시프자이는 자신의 저서에서 "의사가 되면 총에 맞은 한사람을 치료할 수 있을 뿐이지만 정치인이 되면 총에 맞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수 있다"고 밝혔다. 극한 갈등과 권력 투쟁요소만 부각되는 우리 정치권이 한번 생각해봐야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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