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여당엔 있고 야당엔 없는 것

 여당엔 있지만, 야당엔 없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만큼 그만큼 여당에 비해 야당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9일 끝난 정기국회 과정을 전후한 여야 정책대결을 지켜보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야당이 부족한 것은 '경제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강석훈, 이종훈, 김현숙, 민현주, 이만우, 지금은 사임한 안종범(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경제학자 및 경제 전문가들을 대거 지역구 및 비례대표 초선의원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고 정밀하게 설계해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지금은 새누리당의 정책을 다듬는 전문가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각 정부 부처에서 파견된 국장급 이상 전문위원들이 상임위별로 포진해 정책을 뒷받침한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물론 정책위 의장을 지낸 우윤근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이전과 달리 '정책정당'으로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열심히는 하는 것 같은데 디테일이나 공감을 일으키는 능력은 2% 부족하다"고 말한다.
 
정기국회에서 불거진 '신혼주택 임대주택' 논란이나 '공무원연금 개혁' 공방 국면에서 제대로 된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게 대표적인 현상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달 '모든 신혼부부에 집 한채' 정책을 내놓은 후 정치권 포퓰리즘 정책의 전형이란 역풍에 시달렸다. 정부·여당과 정책적으로 차별화하려고 야심차게 독자적 정책 노선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정책 역량 한계만 노출한 것. 국토교통부도 즉각 새정치연합이 내놓은 '신혼부부 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방안'에 10년간 121조원이 소요된다는 비용추계를 내놓는 등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야당 정책역량 현실에는 경제전문가 풀(pool)의 한계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내 대표적인 경제전문가로 꼽혔던 김진표·이용섭 의원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의원직을 내려놓거나 탈당함에 따라, 현재는 경력면에서 '경제전문가'로 분류될 만한 사람은 홍종학 의원이 유일할 정도다.

새정치연합은 '정윤회 파문' 등 경제가 아닌 정치 이슈에 있어서는 정국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정치 공세만으로는 정책정당으로서의 긍정적 이미지를 수립하는데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탈당한 이용섭 전 의원은 지난해 전대에 출마하면서 섀도캐비넷(그림자내각)을 새정치연합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때마다 새정치연합의 당내 내각에서 맞불을 놓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토론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나가야지만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해나갈 수 있다는 말이었다.

새정치연합 한 중진의원은 기자와 만나 "이제 정당에게 가장 크게 요구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정책역량"이라며 "정부·여당에 대비되는 탄탄한 정책을 제시해야만 높아진 유권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문호를 다양한 경제전문가들에게 열고, 이들이 정책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재집권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이 20대총선에서, 이전 선거의 패배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전략적으로 경제전문가들에 대한 배려에 나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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