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입찰 담합 중복제재, 야당도 제도개선 나섰다

[the300-입찰 담합, 합리적 규제는?①]야당 4개 상임위원 "입찰제도 합리적으로 손질해야"

해당 기사는 2014-10-1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PDF 런치리포트 뷰어


지난달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설입찰 담합근절과 제재의 실효성 확보방안' 토론회./사진=지영호 기자
건설업계의 입찰담합에 따른 중복제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야당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담합업체의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국가계약법을 바꾸기 위해 나서는 등 야당의 건설업계에 대한 정책 변화가 예고된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건설업계 입찰담합 근절을 위해 국가계약법 등 4개 법안 개정안 조율에 들어갔다. 공공발주사업에 참여하는 건설기업의 입찰 담합 관련 규정이 흩어져 있어 중복 처벌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개정을 논의하는 이유다.

건설업계 입찰담합 제도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수현 의원이다. 박 의원은 해당 상임위원 및 당 정책위와 논의해 관계법 개정안을 이달 중순 쯤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당 내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순 쯤 중복규제 부분을 정리하는 4개 법안의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입찰담합행위에 대한 제재 법률은 형법, 국가계약법,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공정거래법 등에 명시돼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 개인을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입찰담합 행위자와 법인에 대한 처분을 모두 포괄할 경우 최대 6번의 중복처벌이 가능한 구조다.

이 때문에 최근 4대강 사업, 호남고속철도, 인천도시철도 2호선 등 공공공사 입찰담합으로 국내 100대 건설기업 중 49개 업체가 과징금, 입찰참가 자격제한, 형벌 등의 제재를 받고 있다. 과징금 규모도 9369억원에 이른다.



입찰담합에 따른 제재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의견은 지난달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설산업 입찰담합 근절 및 제재실효성 확보방안' 토론회에서 쏟아져 나왔다. 4개 법안을 다루는 4개 상임위(정무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의원이 제도개선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국회 기재위 소속 김관영 의원은 "건설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4대강 사업 등에서 이뤄진 입찰담합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고 한다"며 "담합을 막기 위해 채찍만 가할 수 없고 국가계약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소속 임내현 새정치연합 의원도 "4대강 등을 통해 건설업계가 폭리를 취했다고 생각하지만 상당수 건설업체는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거들었고 정무위 소속 박병석 의원은 "건설업계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달걀은 고사하고 닭목을 비트는 것과 같다고 한다. 업계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반대로 여전히 건설업계 입찰담합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무위 소속 강기정 의원은 이날 국감자료를 통해 "공정위가 다양한 이유로 호남고속철도 담합 과징금을 6분의 1 수준으로 깎아줬다"며 "외형적으로 보면 건설담합 최대과징금이라고 하지만 건설기업을 사상 최대로 살려준 제재"라며 감면 관행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당 내에서도 건설업계의 자성 노력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는 여전히 우세하다.

새정치연합 정책위 관계자는 "담합을 했다면 정해진 규정에 따라 처벌을 받는 것이 먼저"라며 "건설업계가 입찰담합을 근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뒤에야 제도개선 문제가 공론화 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수현 의원도 "건설업계를 보호하거나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니다"며 "건설업계의 현실과 업계를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을 감안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건설업계 입찰담합에 대한 중복처벌 문제를 "일단 지켜보고 공론화되면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다. 그동안 건설업계에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여당이지만 입찰담합 중복처벌 제도개선이 자칫 건설업계의 '편들어주기'로 내비칠까 경계해왔다.

 

새누리당 정책국 관계자는 "제도가 불합리하다면 손봐야 하는 것이 맞지만 관행상의 문제인지, 국제기준과 비교해 과도한지, 국제입찰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는 없는지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당에서 이 문제에 관해 저절한 시기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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