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참여, 중립적 인사... 난제 남은 세월호법

[the300]세월호 3법 패키지, 논의 일정 빠듯, 걸림돌 산적

지영호 기자 | 입력 : 2014.10.01 10:43

여야가 세월호특별법을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여전히 풀지못한 난제들이 많아 제정까지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 30일 본회의 개최에 쫓겨 세월호법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한 탓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검사 후보군 4명을 여야가 합의해 특별검사후보 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방식이다. 양당의 합의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후보는 배제하기로 했다. 여야의 합의가 없다면 후보군 선정조차 어렵다는 얘기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3차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는 것도 부담이다. 유가족들이 참여하지 않은 특검후보 추천으로는 유가족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여야는 합의안에서 '유가족의 참여를 추후 논의한다'고 명시해 논란을 피해갔다.

새누리당은 유가족의 특검 참여가 향후 사건·사고의 선례가 될 수 있는 입법권 침해라며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반면 유가족의 의견을 수용해야 할 처지에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가족에 추천권을 줘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이번 합의가 유가족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남은 일정동안 유가족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1일 "미완의 합의라는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놓지 않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남은 힘을 다하겠다"고 말해 험난한 일정을 예고했다.

정부조직법과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을 연계 처리하기로 한 것도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설령 특검 후보 추천권이 합의됐다 하더라도 나머지 두 법을 볼모로 제정할 수 없는 구조여서다.

정부조직법은 국가안전처 신설을 골자로 한다. 새누리당은 이곳에 안전행정부·소방방재청·해양경찰청의 안전기능을 통합하자는 의견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국민안전부를 설치하고 소방청 설립해 독립성을 보장하자고 맞서고 있다.

차명으로 은닉한 범죄자의 범죄수익을 몰수하는 내용을 담은 유병언법은 여야 이견이 크지 않지만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어 추후 논의가 더 필요하다. 법제사업위원회는 이 법안과 관련해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

세월호 3법을 논의하기에 일정도 여의치 않다. 한달간의 시간을 벌었다고 하지만 7일부터 27일까지 국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하면서 실제 세월호 3법을 추가 논의할 여유가 많지 않다.

이 외에도 이번 합의에서 제외된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기소권 부여 여부나 유가족의 보·배상 문제 등 아직 풀지 못한 난제가 쌓여있어 세월호특별법 제정까지 험난한 일정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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