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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오른쪽)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는 동안 김관진 국방부 장관(왼쪽)이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철중 기자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의 30일 전체회의에선 정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기관장 답변을 듣는 동안 흥분한 일부 유가족들은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날 특위는 안전행정부와 국방부, 전라남도, 전남 진도군을 대상으로 첫 기관보고를 받았다. 회의에선 정부의 초동대처 미흡과 골든타임 허비, 사고 수습 과정의 문제가 집중 부각됐다.

◇'골든타임' 놓쳐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강병규 안행부 장관의 사고 당일 행적을 문제삼고 "무능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언론보도를 통해 최초 상황을 인식하고, 오전 9시 25분 첫 보고를 받았다. 이후 아산 경찰교육원에서 일정을 마친 뒤 10시 35분 사고 현장으로 가는 헬기에 올랐다. 293명 실종 상황을 파악한 것은 오후 4시.

강 장관은 "이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것은 오전 중 파악을 못했다"며 "초기 사고에 관한 정확한 보고가 저희에게 접수된 것이 상당히 늦었기 때문에,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장부 장관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해군 헬리콥터가 10시 1분 도착했으나, 배가 완전 전복되는 10시 31분까지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며 '골든타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해군은 가지고 있는 인력과 장비를 다 보내서 적극 지원했다"고 답했다. 

사고 이후 수습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헬기가 뜨고 해경이 왔지만 한 사람도 배에 들어가서 구조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장에 도착해 조류 상태를 확인한 결과, 고무보트 전진엔진을 가동해도 배가 밀릴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미필적고의? "장관 형사처벌해야"
두 장관을 향해선 미필적 고의 문제도 제기됐다. 미필적고의란 '자기의 행위로 인해 어떤 범죄결과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알면서도, 그 결과의 발생을 인정해 받아들이는 심리 상태'를 뜻하는 법률 용어다.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가가 국민을 살리지 못했다"며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에 동의하나"고 질문했다. 김 장관은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강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무리다"며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수백명 국민의 목숨이 위기 상황에 놓인 가운데 신속한 사고파악도, 대응도 하지 않아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며 "사퇴의견이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한 유가족들 사이에선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김 장관이 이임식 참석차 오후 자리를 비운다는 사실이 공지되면서 흥분한 가족들은 가슴을 치다 눈물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