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朴정부 들어 생긴 안행부·해수부 대폭 축소…해경은 해체

[대통령담화]朴대통령 "구조적 문제 놔두고는 또 다른 대형사고 막을 수 없어"

박광범 기자 | 입력 : 2014.05.19 10:31

세월호 침몰 사고 34일째인 19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총체적 문제점을 드러낸 해양경찰청과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에 철퇴를 가했다. 국가안전처를 신설해 안전 분야를 뿌리부터 개혁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부활한 '해수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이름표를 바꿔 달았던 '안행부'는 대규모 조직 축소 및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세월호 참사 구조과정에서 책임론이 불거진 해양경찰청과 관련, '조직 해체'라는 초강수를 뽑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사고 직후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인명 구조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경이 출범한 이래 구조·구난 업무는 사실상 등한시 하고, 수사와 외형적인 성장에 집중해온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어왔기 때문"이라며 "해경의 몸집은 계속 커졌지만 해양안전에 대한 인력과 예산은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고, 인명구조 훈련도 매우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그냥 놔두고는 앞으로도 또 다른 대형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해경의 업무 중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겨지고, 해양 구조·구난 및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또 취임 이후 부처 이름을 바꿔가며 애착을 보였던 안행부에 대해서도 대대적 수술 의지를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안전을 최종 책임져야 할 안전행정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안행부는 행정자치에만 전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행부의 핵심기능이라 할 수 있는 안전과 인사·조직 기능을 안행부에서 분리, 안전 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인사·조직 기능은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에서 부활한 해수부도 칼끝을 피해가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해수부의 해양교통관제센터(VTS)를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 업무에만 전념시키겠다는 것이다.

결국 해경은 해체되고, 안행부와 해수부는 각각 행정자치업무와 해양산업 육성 등 '전통적 순수 부처 업무'를 제외한 기능을 모두 신설되는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게 되면서 그 위상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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