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회 약도/국회 방문자센터 홈페이지 캡처

나들이의 계절 5월. 가족 또는 연인과 주말에 어디를 찾을까? 그에 대해 '국회'라는 답은 다소 생뚱맞다. 하지만 한꺼풀만 들여다보면 서울 여의도 국회 만한 나들이 코스도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회의 어디가 정말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 조목조목 들여다보자.

◇어린이 코스

아이들과 함께 국회를 즐기겠다면 본관 앞 잔디밭이 제격이다. 돗자리와 도시락만 준비하면 피크닉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햇살이 따가우면 나무 그늘 밑에 자리 잡으면 된다. 공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는 본관 뒤편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맘껏 놀 수 있다.

여담 하나. 잔디밭에는 해태상이 한 쌍 서있다. 1975년 국회의사당 준공 당시 해태제과의 도움으로 세웠다. 재밌는 것은 해태상 아래 좌우로 와인이 36병씩 묻혀 있다는 거다. 해태제과 측이 기증한 와인이다. 이 와인은 2075년 의사당 준공 100주년을 맞아 개봉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국회 본관과 해태상/국회 방문자센터 홈페이지 캡처

다음 방문지는 어린이체험관이다. 본관 오른쪽에 위치한 헌정기념관 2층에 있다. '미래의 국회의원'을 꿈꾸는 아이들의 필수 코스다. 국회 본회의장을 본따 만든 이 곳은 국회의원의 역할을 배울 수 있다. 헌정기념관 1층에선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기념품을 판매한다. 국회 로고가 새겨진 문구류와 인형 등을 살 수 있다.

◇효도 코스

국회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도 좋다. 첫번째 추천할 만한 행선지는 헌정기념관이다. 국회 역사관, 제헌국회 전시실, 국회 관련 진기록을 전시한 진기록관 등 볼거리가 많다. 한 시간이면 대한민국 현대사를 국회의 역사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견학을 마쳤다면 국회 명물 전기자동차를 타고 국회 본관으로 이동한다.

여담 둘. 전기자동차 운전대는 가수 김범수의 아버지 김수태씨가 잡고 있다. 2010년 국회방문자센터가 새롭게 열면서 전기자동차를 도입할 때 운전원으로 채용됐다. 그는 노약자들이 경내가 넓은 국회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국회 본회의장/뉴스1

국회 본관의 백미는 역시 본회의장이다. 사전 예약을 하면 참관해설사가 4층 본회의장 방청석과 전시실을 안내해준다. 국회의 역할과 기능, 본회의장 시설물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헌정기념관과 국회 본관 참관은 국회방문자센터 홈페이지에서 방문 3일 전까지 예약하면 가능하다.

본관에는 각종 편의시설도 있다. 의원들이 자주 찾는 미용실과 이발소를 비롯해 우체국, 약국, 은행, 내과, 한의원 등을 갖추고 있다. 총 6000여명에 달하는 국회 상주인원이 주로 사용하지만 방문객들도 이용할 수 있다.

◇연인 코스

국회는 연인들에게도 알찬 데이트 코스를 제공한다. 국회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목이 축축할 땐 국회의정관 6층 카페를 추천한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탁 트인 한강이 눈에 들어온다. 커피 한 잔 들고 밖으로 나오면 의원동산이 보인다. 한옥 사랑재와 아담한 숲이 잘 어우러져 분위기가 제법난다.

이미지 크게보기

여담 셋. 사랑재는 2011년 국빈 접견을 위해 건축된 한옥이다. 첫 손님은 그 해 5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차 우리나라를 찾은 주요국 국회의장들이었다. 이들은 사랑재에 앉아 야채비빔밥을 즐겼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본관 왼쪽에 있는 후생관에선 연인들이 값싸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떡볶이, 순대 등을 판다. 다만 분식점은 점심시간을 피해 가길 추천한다. 워낙 인기가 좋아 손님이 북적대기 때문이다. 간식거리를 사려면 분식점 옆 빵집과 마트를 찾으면 된다. 이밖에 후생관에는 꽃집, 안경점, 화장품 가게 등 편의시설과 국회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예식장도 있다.

◇국회의 '히든 플레이스'

국회에는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몇 곳 있다. 대표적인 게 방공호다. 국회 지하에는 지하통로가 있다. 본관을 중심으로 양 옆에 있는 도서관, 의정관, 의원회관 네 건물이 T자형으로 연결돼 있다. 통로 벽면에는 의원들이 직접 쓴 서예, 사진, 미술 작품들이 걸려 있다. 아쉽게도 방공호는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어 국회참관인은 출입할 수 없다.

의원회관 지하에는 의원들만 갈 수 있는 사우나도 있다. 원래 남탕만 있다가 2004년 17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여성전용 목욕탕도 생겼다. 카메라 앞에서 서로 죽일 듯이 싸우던 여야 의원들이 순식간에 낯빛을 바꾸고 '동지'가 되는 곳이 바로 여기, 국회 의원 사우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