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앙된 민심 자극할라…정치권, '도둑조문''침묵조문'

조문 일정 공개 꺼리고 발언 자제…격앙된 민심 자극 우려

(안산=뉴스1) 송은석 기자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임시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4.4.23/뉴스1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임시분향소'를 찾는 여야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조심스럽다. 혹시나 격앙된 민심을 자극할까 말과 행동에 극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전날 밤 10시 경 안산 올림픽기념관 분향소를 몰래 찾았다. 안산 분향소의 일반인 조문이 시작된 23일 당초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세월호' 사고대책위원회가 오후 3시 30분 경 함께 조문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갑자기 일정이 취소됐다.

결국 조문 일정이 하루 미뤄졌으나 황 대표는 세간의 눈을 피해 '도둑 조문'을 마쳤고 새누리당 사고대책위는 이날 오전 분향소를 방문해 사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사고대책위원장은 일정이 미뤄진 이유에 대해 "같이 갈 사람들끼리 연락에 혼선이 생겨서 일정대로 (조문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새누리당 대책위 관계자는 "전날 황우여 대표가 방문하려고 했을 때 현장에서 분위기가 좋지 않아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당 대표가 가장 먼저 조문해야 할 필요가 있어 밤 늦게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의 다른 인사들도 분향소 조문 일정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치인들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을 의식해 일정 공개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정치인들이 사고 현장에 '사진찍기'용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따가운 데다가 당내 인사들의 잇따른 실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조문을 갈 수도, 안 갈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새누리당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단체 조문 보다는 개별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 조문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분향소를 찾았던 야당 지도부들도 곤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헌화와 묵념을 한 후 굳은 표정으로 말 없이 분향소를 떠났다.

자칫 인터뷰와 사진 세례로 분향소를 혼잡케 할 경우 유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고 유가족의 격앙된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입을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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