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큰 흐름은 ‘대출 규제’다. 돈줄을 죄어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소득과 자금출처 증빙을 스스로 해야 하는 외국인은 손쉽게 예외조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내국인 역차별’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홍콩 등 우리보다 5~6년 앞서 중국 부동산 큰 손, 일명 ‘왕서방’이 거쳐간 국가는 비거주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인 취득세 신설 등으로 중과세 장치를 마련했다. 중국의 대량 현금이 유입되면서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여지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는 외국인이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면 ‘외국인 취득세’를 부과한다. 부동산의 위치와 취득 시점에 따라 부과되는 취득세율은 15~20% 수준이다. 캐나다정부는 2018년 BC주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외국 자본 중 50억 캐나다 달러(약 4조4000억원)가 돈세탁용 불법 자금으로 밝혀졌다. 이 자금은 벤쿠버를 포함한 BC주 집값을 약 5%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돈세탁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특히 BC주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과 카지노에 집중된 만큼 부동산 거래 등을 감시하는 법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호주는 외국인이 부동산 매입 또는 임대에 5000만달러 이상을 사용하면 정부에 신고한 뒤 ‘외국인 투자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것을 의무화했다. 또 기존주택의 경우 비거주 외국인은 거래할 수 없다. 거주를 목적으로 한 임시거주비자 소유자만 기존주택 매입이 가능하다.
호주 연방정부는 2017년 5월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부동산 분야 세금구조 개혁안을 새롭게 발표하고 7월부터 즉각 시행했다. 양도소득세율도 10%에서 12.5%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조세한계치를 200만 달러에서 75만 달러로 낮춰 외국인의 양도소득세 징수를 강화했다. 연방정부의 강력한 외국인 부동산투자 제재 조치는 빠르게 효과를 나타냈다. 호주 부동산 최대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인으로 전체 부동산 매매금액의 25%를 차지했다. 2016~2017년 중국인의 호주 부동산 투자액은 153억 달러(약 18조)로 1위를 기록했으나 2018년은 80억달러로 전년대비 약 50% 급감했다.
뉴질랜드 의회는 2018년 8월 외국인의 기존 거주지역을 ‘민감토지‘로 지정한 뒤 이 지역 토지구입을 규제하는 내용의 ’해외투자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이 법은 외국인이 뉴질랜드의 민감토지, 중요사업자산 및 어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을 받드시 얻도록 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은 주택을 구매할 수 없다. 개발 사업으로 지어지는 신규 주택만 외국인 매입이 허용됐다. 또 외국인이 민감토지가 아닌 지역의 부동산을 구매하려 할 경우 적합한 비자를 별도로 받아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은 다음에야 매입이 가능하다.
홍콩은 2003년 투자이민제를 도입한 뒤 10년간 집값이 약 4배 폭등하면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세를 두 배 가량 확대하는 ’중과세‘로 방향을 돌렸다. 홍콩 정부는 2016년 11월부터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할 때 납부하는 인지세를 종전의 8.5%에서 15%로 높이고, 3년 이내 매각하면 특별거래세 명목으로 매매가의 20%를 과세하고 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한동훈,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만찬…"정기적으로 만나자"
- 2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재의결 수순…여당서 반란표 17명 나올까?
- 3[속보]與추경호, 원내대표 출사표 "유능한 민생·정책 정당 명성 되찾겠다"
- 4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17일 개최
- 5'尹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추경호, 與 원내대표 출마…경선 '다자구도'
- 6尹대통령, 7일 '민정수석 부활' 김주현 임명…3실장·7수석 체제로
- 7尹대통령, 靑연무관서 '어린이날 행사'…"오늘은 여러분의 날"
- 8'53%→23%' 반토막 난 윤 대통령 지지율…민심 떠난 결정적 장면들
- 9尹대통령, 전국 어린이 초청 '어린이날 행사'…체험활동도 함께
- 10尹, 민정비서관에 '행안부 이동옥'·공직기강비서관에 이원모 임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