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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반도는 엄혹한 시기였다. 북한의 핵 완성 선언과 미국의 제재 압박이 충돌했다. 해를 넘기며 상황이 급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다. 남북이 특사를 파견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연쇄로 열리며 종전 선언 가능성까지 오르내린다. 그보다 더 현실성 있는 상상은 남북의 경제협력(경협) 재개다. 전보다 더 큰 규모로,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된다.
18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재개될 남북경협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정상회담 직후 본격화할 남북경협 이슈를 선도적으로 다뤘다.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가 주최했다. 통일부와 더불어민주당, 머니투데이가 후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동북아신경제지도'에 대한 비전이 제시됐다. '3대(帶)3로(路)'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 경제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3대는 △환동해 남·북·미 협력지대 △환황해 남·북·중 협력지대 △동북아평화국제자유경제지대 3가지다. 한반도의 동해 축과 황해 축 도시들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동북아평화국제자유경제은 나진, 중국 훈춘, 러시아 하산을 연계, 글로벌 경제대학 등을 설립한다.
3로는 '유라시아·퍼시픽 로드'다.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관문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세 곳으로 이어진다. 베를린,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열차가 한국의 부산까지 이어지는 초 장거리 노선을 제안했다.
이같은 비전 실현에 대해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일대일로와 신북방경제는 한반도 안보지형의 변화와도 깊이 연계되어 있다"며 "시진핑 주석이 제2기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을 신북방과 연계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천명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해찬 전 총리(국회의원)는 "외교라는 것이 미묘해 잘 가다가도 잘못되면 유리창 깨지듯 깨지기도 한다"며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오는 중요한 역사적 기회인 만큼 정부가 잘 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전 총리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행단 일원으로 방북한 바 있다.
이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같은 경제협력 등 과제를 위해서는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남북한 관계발전'을 의제로 세웠다"며 "비핵하과 이뤄져야 평화가 오고, 남북관계 발전도 있는 만큼 정부는 첫 의제인 비핵화에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평양 특사 방문 당시 비핵화 용의가 있다는 것을 듣고 왔다"며 "순서의 차이일 뿐 한국, 북한, 중국, 미국 모두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다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 의원과 문 특보 외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화영 전 국회의원, 신혜성 통일부 남북경협과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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