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파문 당혹스런 靑, 여론에 촉각

[the300]인사-민정라인 책임론도 고개

김성휘 기자,최경민 기자 | 입력 : 2017.06.16 16:43

'여성비하·허위 혼인신고' 등의 추문에 휩싸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청와대는 16일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 의혹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안 후보자 발탁 때만 해도 그가 비검찰 출신에 문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법학자로서 검찰개혁의 적임자라 여겼다.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내 사법계의 인권신장에도 기여할 걸로 기대를 모았다.

안 후보자는 그러나 도장위조와 몰래 혼인신고, 그의 글에 나타난 여성관, 아들의 퇴학무마를 둘러싼 비판 등에 휩싸였다. 이전에 문 대통령이 자신있게 제시한 장관 후보자들이 일부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로 논란이 됐다면 안 후보자는 보다 근본적인 '가치관'에 문제제기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여러 의혹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교롭게 '여성'이다. 내각 여성비중 30% 등 성평등을 부쩍 강조한 문재인정부 콘셉트와 정면 배치된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또한 여성관 논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청와대가 안 후보자 관련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이유다.

청와대가 당장 낙마와 같은 초강수를 꺼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 추이에 따라 언제든 고강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강경화 후보자의 경우 여론이 그를 지지한다며 임명의사의 주요 배경으로 삼았던 만큼 안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론 추이가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청와대는 사태 파장과 여론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라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 인사-민정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터져 나온다. 인사 후반부로 갈수록 흠결을 걸러내지 못하는 비율이 부쩍 높아졌다. 논란이 된 사안을 미처 몰랐다면 검증 시스템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 알고도 '이 정도면 청문회에서 판단을 받아봄직 하지 않느냐'고 봤다면 안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도 우려가 높다. 조국 민정수석이 검증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자칫 검찰개혁 에너지도 상당부분 힘을 잃을 수 있다.

청와대 복수의 관계자들은 24시간 검증을 돌리는 가운데 검증기준 수직상승 등 영향으로 인재풀이 좁아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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