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진짜 사나이~" 군가 열창, '정세현 악재' 돌파 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김정남 피살'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안보공세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정 전 장관의 발언 자체는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특전사 이력을 부각시키고 군 인사들을 대규모로 영입하며 '문재인표 진짜 안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문 전 대표는 2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된 더불어국방안보포럼에 발제자로 나서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국민 불안이 더 가중되고 있다. 김정남 피살은 폐륜적인 범죄"라며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야만적인 테러다. 이 북한의 도발이 우리 안보에 위협이 안 되도록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정책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세현 전 장관이 "북한의 김정남 피살은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이 정적을 제거한 행위와 비슷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것을 진화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으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일제히 "문 전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었다.

문 전 대표는 포럼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장관의 발언은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국민이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이상의 논란 확대를 막기 위한 취지의 말로 해석된다. 실제로 문재인 캠프 내부적으로도 정 전 장관의 발언이 있은 직후 내부 논의를 거쳐 "잘못된 메시지였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적극적으로 '안보 대통령'의 선점도 시도했다. 이날 포럼에는 200명에 가까운 군 관련 인사들이 모여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포럼의 대표로는 이선희 전 방위사업청장이 나섰고 장영달 전 국회 국방위원장, 백종천 전 국가안보실장, 윤광웅 전 국방부장관, 황병무 전 국방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당의 국가안보센터장인 4성장군 출신의 백군기 전 의원과, 안보특별위원장인 송영무 전 해군 참모총장도 함께 했다.

문 전 대표의 특전사 시절 동료들이 나와 문 전 대표에게 군번줄을 걸어주는 행사도 진행됐다. 문 전 대표의 특전사 경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도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사 구호를 거론하며 "그런 자신감으로 안보가 제대로 서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가짜 안보세력'으로 비판하며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의 안보 정책을 계승할 뜻을 피력했다. 김대중 정권에서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노무현 정권 동안 단 한 번도 남북 군사충돌이 없었던 점을 부각시켰다. 보수정권들어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사건 등 남북간의 군사 충돌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대비시켰다. 보훈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 국가 유공자 대우를 발전시킨 것도 참여정부 시절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끊임없이 국민을 분열시켜 안보를 허약하게 만드는 세력이 있다. 안보장사로 연명해온 가짜 안보세력"이라며 "북한 정권이 김정남을 암살하는 폐륜범죄를 저질렀는데, 왜 우리 안보를 걱정하고 불안해 해야 하나. 박근혜 정권의 안보가 그 만큼 허약하고 무능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무너진 안보를 바로 세우는 것이 다음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측은 향후로도 꾸준히 '안보에 유능한 후보'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국방·안보 분야 부문의 인재영입도 꾸준이 진행하며 인재풀도 더 확대해 나간다. 안보정책 자문단의 구성도 조만간 이뤄진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안보정책 자문단은 더불어국방안보포럼의 일부와 여타 안보 관련 인사들이 합쳐져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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