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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룰 협상이 시작부터 난기류를 만났다. 주류 그룹에 속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에 '백지위임'을 약속했지만 비주류 박원순 서울시장은 협상을 보이콧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부겸 의원도 추미애 지도부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고 있어 원만한 합의를 장담하기 어렵다.
11일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 회의에는 각 예비후보별 대리인들이 참석해 경선룰에 대한 입장을 당에 전달했다. 문재인 전 대표 측에서 오종식 전 민주통합당 대변인, 이재명 시장 측에서 함효건 휴먼리서치 대표, 안희정 지사 측에서 이후삼 전 충남지사 정무비서관, 김부겸 의원 측에서 강원구 새희망포럼 전략기획실장이 참석했다.
군소 후보라 할 수 있는 최성 고양시장도 대리인을 보냈지만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원순 시장 측 인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 시장 측은 당 지도부의 문 전 대표에 대한 편향성 논란이 불거진 '개헌문건 파동'에 반발, 대리인을 확정하지 않았다. 추미애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경선룰 마련에 나설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일방적'이라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이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 대표가 새해 벽두에 경선룰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국민 정서에 반한다"며 "역대 선거에서 경선룰은 후보자 간 합의에 의해 결정돼 왔다. 당이 나서서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처럼 보이콧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재명 시장 측과 김 의원 측도 추미애 지도부가 친노·친문 등 당 주류에 편향됐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헌문건 파동'이 발생한 뒤 이 같은 불만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당이 중심이 돼 주도권을 가지고 경선을 이끌고 가겠다는 것 보다는 후보자 간 합의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가 아닌 후보 중심의 경선룰 마련을 강조한 셈이다. 연일 당 지도부의 편향성을 비판해온 김 의원은 이날 "야권 각 정당이 다 함께 참여해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며 '야권 공동후보' 선출의 필요성까지 주장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비주류의 이 같은 불만을 의식한 듯 경선룰 방식과 관련해 "하자는 대로 다 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문 전 대표 측 대리인은 '백지위임'의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 측의 김경수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해지는 룰을 다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던 바 있다.
안 지사 측도 "산전, 수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경선룰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안 지사 측은 △최대한 많은 국민의 참여 △다양한 형태의 토론회라는 두 가지 원칙을 당에 제안하기도 했다.
주류 후보들의 이같은 '백지위임' 입장에도 불구하고, '친문' 당원들이 이 시장과 김 의원이 원하는 완전국민경선에 대해 부정적인 점은 변수다. 이 시장과 김 의원의 경우 2012년 경선룰(완전국민경선+결선투표제)의 준용에 가까운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당에 다수 포진한 친문 당원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완전국민경선은 권리당원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문 당원들의 주장대로 권리당원 가중치를 줄 경우 '문재인 대세론'은 더욱 공고해진다. 이들이 문자폭탄 및 후원금 18원 입금으로 대표되는 압박을 비주류 후보나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에게 가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경선 기탁금 규모의 가닥이 잡혔다. 양승조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예비경선은 5000만원 정도, 본경선은 3억5000만원 정도로 정했다"며 "예비경선은 지난 대선 때 1억2000만원이었는데, 반 정도를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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