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열어놓고 1시간 지각한 오바마…朴대통령 발언 불발

[the300]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 출범식 참석…발언 못하고 기념사 원고 주최 측에 전달

파리(프랑스)=이상배 기자 | 입력 : 2015.12.01 03:33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주최한 행사에 약 20개국 정상들을 불러놓고 정작 자신은 1시간 넘게 지각하면서 행사가 파행됐다. 정시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40여분 동안 기다렸으나 다음 일정 탓에 자리를 뜨면서 결국 예정됐던 기념사를 하지 못했다. 

5박7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1) 참석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 주도의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Mission Innovation) 출범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당초 예정됐던 시작 시간인 오후 4시보다 2분 일찍 행사장인 파리 르부르제 회의장 내 넬슨 만델라 홀에 도착했으나 행사를 주도한 오바마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의 참석이 늦어지면서 행사 시작이 지연됐다. 

박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함께 참석한 정상들과 함께 40여분 동안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오후 5시15분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오후 4시40분 불가피하게 자리를 떴다. 기념사 원고는 주최 측에 전달했다. 당초 박 대통령은 6번째로 기념사를 할 예정이었다. 

행사는 박 대통령이 퇴장한 직후 올랑드 대통령이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5시3분에야 모디 총리와 함께 입장했다. 행사는 시작 지연의 영향으로 식순이 대폭 축소되면서 약 10분만에 끝났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디 총리 등과 양자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청정에너지 기술혁신 방안들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개방적인 협력체제 지향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투자 및 교류 확대 △개발도상국 지원노력 강화 등이었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앞으로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이 청정에너지 기술혁신을 위한 각국의 노력을 결집해 신(新)기후체제의 새로운 주역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해 '오바마 이니셔티브'로도 불리는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은 청정에너지 기술혁신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국제 협의체다. 미국 프랑스 인도가 주도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중국 일본 등 총 20개국이 참여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약 20개국 정상 또는 대표들이 참석해 청정에너지 연구·개발(R&D) 확대 및 국제협력 강화 등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기술혁신을 통한 기후변화 위기 극복에 뜻을 함께했다.

또 출범식에는 민간부문 대표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MS 기술고문도 참석해 정부와 민간 투자자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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