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역 현장' 사도광산 추도식, 24일 개최…日차관급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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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원 | 입력 : 2024.11.20 16:24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일본이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약속한 추도식이 일본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 주최로 개최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당초 지난 7월 말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관련 보도자료에서 '일본 측이 향후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매년 사도섬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만 전하고 행사 주최는 구체화하지 않았었다. 12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강제징용 노동자상 얼굴 위로 빗물이 흐르고 서있다. 2024.9.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에서의 노동자 추도식이 오는 24일 열린다.

외교부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사도광산 추도식을 11월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위치한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일본 실행위 발표에 따르면 이번 추도식에는 실행위원회 관계자, 민간단체, 지자체 관계자, 일본 중앙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의 진정성을 판단할 기준으로 여겨졌던 일본 중앙정부 관계자의 급은 정무관급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무관은 차관급 고위직이다. 다만 아직 명확히 인물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우리 정부 관계자의 경우 확정되는 일본급 인사를 확인한 뒤 결정할 예정이다. 추도식에 참석한다고 밝힌 유가족은 10여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행정안전부에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있다. 거기서 사도광산 동원자로 확인된 분들에 대해 연락을 해서 외교부에 연락처를 제공해도 되냐고 물었고, 동의하신 유가족들의 연락처를 외교부가 제공받았다"며 "그분들과 저희가 다 소통해서 가실 의향이 있다고 한 분들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외교부의 인솔을 받아 추도식 참석뿐만 아니라 사도광산 전시실을 살펴보는 등 추가 일정을 수행할 계획이다. 다만 유가족들의 항공료나 체류비 등은 모두 일본이 아닌 우리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해 초청의 의미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자는 "추도식 자체가 초청받은 분들만 참석할 수 있는 행사기 때문에 초청을 받은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도사의 내용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유가족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일본 측 사과나 반성이 나올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다. 당국자는 "추도사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저희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추도식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일본 측에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사진=민경찬
외교부는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은 일본 정부 관계자도 참석하는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추모의 뜻을 표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정부는 한일 간 합의에 따라 매년 개최되는 추도식에 희망하는 유가족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안건이 심사된 제46차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인과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매년 사도섬에서 개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올해 7~8월 중 추도식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지만 계속 미뤄졌다. 주최 역시 일본 중앙정부가 아닌 민간단체와 지자체 위주로 꾸려진 지역 실행위에서 맡게 됐다. 한일 정부는 추도식 명칭 등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도광산은 에도 시대 일본의 최대 금 생산지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지난 2019년 펴낸 사도 광산 강제동원 관련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940년대에 약 1200명의 조선인이 사도광산 광부로 동원됐다. 가족까지 합하면 당시 섬에 있었던 조선인은 1300여명 정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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