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호법, 좀 더 얘기하자"…'강행처리' 양곡법과 다른 3가지 이유

[the3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회동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3.03.20.
현행 의료법 등에 포함된 간호사 업무 관련 규정을 별도 법률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간호법 제정안(이하 간호법)의 본회의 처리가 당초 3월에서 4월로 밀렸다. 정치권은 간호법의 경우 최근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양곡법)과 다른 논의 과정을 밟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양곡법에 이어 간호법까지 강행 시 의석수로 '입법 폭거'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야당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도 찬성했던 간호법에 대한 입장을 이제와서 뒤집어야 하는 여당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2023.03.30.


① 野 "당장 처리해야" 주장하지만 속내는 부담…"양곡법 전철 밟을라"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본회의에 부의된 간호법을 당장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오늘 본회의에서 간호법 등을 처리해야 한다고 (국회의장과 여당에) 촉구했지만 여당은 좀 더 숙고하자는 의견이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도 내심 강행 처리는 부담스러운 기색이다.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1호 법안이 될 양곡법 국면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시간을 좀 두는 편이 낫다"며 "간호법의 본회의 직회부 자체는 지난 2월 복지위에서 결정된 것이고 예정된 수순이지만 야당 단독의 법안 강행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향후 여야 간 협상에 대비해 여러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복지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복지위에서 간호법과 동시에 본회의에 직회부됐던 법안인 의사면허취소법이 간호법 협상을 위한 일종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의사면허취소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의사협회는 간호법은 물론 의사면허취소법에도 반대하고 있다.


② 대통령도 약속한 간호법…명확한 입장 못 내놓는 여당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사협회를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신경림 대한간호사협회장에게 정책 제안서를 전달 받고 있다. 2022.1.11/뉴스1

여당 역시 간호법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의 이 같은 반응이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에 힘 싣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실제로 지난 2월9일 복지위 전체회의에서는 무기명 투표 결과 총 투표수 24명, 찬성 16명, 반대 7명, 무효 1명으로 간호법의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됐다. 복지위는 민주당 14명, 국민의힘 9명, 정의당 1명 등이다. 민주당 전원 찬성을 전제한다면 국민의힘에서도 1~2표 정도의 이탈표가 있었다는 뜻이다. 야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에 반발하며 퇴장하는 대신 표결에 참여한 것 역시 양곡법 처리과정과 사뭇 다르다.

또한 여당은 양곡법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결정할 당시부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하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간호법에 대해서는 복지위를 통과한 뒤 지난 23일 본회의 부의가 결정된 후에도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거부권 행사와 관련한 (정부·여당의) 입장은 전혀 없다"며 "민주당이 추진할 지 안 할 지도 모르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도) 아무래도 여론 부담이 있으니 추이를 보고 (거부권 행사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③ 보건의료 업계 일각서 강한 반발…일부 단체 "총파업" 시사


간호법 등에 반대하는 의료단체 일각의 격렬한 반대는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다. 13개 관련 단체로 이뤄진 보건복지의료연대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즉시 단식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한 "통과 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13개 단체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여야는 물론 정부도 간호법에 대해 시간을 두고 관련 단체와 적극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에 부의된 법(간호법 등)에 대해 좀 더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당사자(보건의료단체)간 양보와 타협을 압박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도 "국회의장은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의사단체(대한의사협회) 등과의 협의·조정 과정을 거쳐 4월 13일 본회의까지 매듭짓고 처리하자고 했다"고 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호법제정촉구 범국민운동본부와 간호사 등 1300여 단체 회원들이 간호법 국회 통과를 위한 범국민 한마당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3.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