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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해 삼성만 4번 찾았다. 반도체 핵심기술인 EUV(극자외선) 생산라인이 있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7월)를 시작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8월·코로나19 백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10월, 미래형 스마트벨트 1차 전략발표회), 삼성경제연구소(4차 산업혁명·12월) 등 국내 주요 산업별로 방문,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 이미지화하는 전략을 꾀했다.
지난해 삼성만 4번 방문...지난해 이재명 산업·경제 공약 12건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이 후보가 지난해 발표한 공약(7월1일~12월31일)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행보에 무게가 실린다. 이 기간 동안 내건 산업·경제 관련 공약은 총 12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민생(17건) 분야의 바로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난해 7월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처음 내놓은 공약(7월4일)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인데 전임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이를 잇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135조원을 투자하는 '디지털 대전환'(11월 23일)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이정표를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각론으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4위라는 위상에 걸맞게 '전기차 보조금 대폭 확대'(11월26일)를 약속했다. '중소·벤처기업 혁신구매목표' 5% 확대'(12월7일)를 제시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정책 균형을 맞추려고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

개인투자자로서 25년의 투자 경험을 자랑하는 이 후보는 자본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 한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코스피 5000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가운데 이에 맞춰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 공매도 개선 등 다양한 공약을 내놓으며 1000만 '개미 투자자' 표심 잡기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가상자산(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을 거래하는 업비트와 빗썸 등의 거래소에 대한 비수도권 이전 공약도 추진 중이다. 이를 단순하게 지방에 옮기는 차원이 아닌 지역 금융사와의 협력을 통해 비수도권의 경제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통일 (얘기를) 하면 싸우고 정치적 논쟁거리"...대북 관련 공약 1건이 후보가 산업·경제 공약을 쏟아내는 것과 달리 대북 정책이 실종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남·북·미·중 4개국이 엮인 종전선언 등 국제 정세가 맞물린 것을 감안해도 과거 민주당 대선후보와 비교하면 통일 정책 관련 존재감이 상당히 미미하다.

지난해 8월 '대전환시대의 실용주의적 통일외교' 발표 당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후속 공약은 전무한 상태다. 오히려 지난해 11월 금오공대 간담회 때 "통일 (얘기를) 하면 북은 적화통일, 남은 흡수통일 해서 싸우고 정치적 논쟁거리가 된다"고 했다.

대북 정책은 사안에 따라 격론이 불가피한 만큼 부동층을 포함한 중도로의 외연 확장 정책을 구사 중인 이 후보가 굳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민주당 선대위 평화번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위원씨를 비롯해 김재용씨 등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시절때부터 함께한 한총련(한국대학생총연합회) 출신 인사들이 선대위 비서실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조율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 차원에서 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일관되게 밝혀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