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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개발 의혹에 따른 국정조사’를 촉구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해 자리가 비어있다. /사진=뉴스1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18일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약으로 추진 중인 법안을 여당 의원들이 안건으로 우선 상정하자고 요구하자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다.

16일 국회 국토위는 이헌승 국토위원장 단독 소집 요구에 따라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안건은 202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2건이었다. 여야가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는 개발이익 환수법 및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놓고 의사일정 협의가 지연되면서 예산안 심사마저 밀리자 위원장이 예산안 심사를 먼저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그러자 국토위 여당 의원들은 개발이익 환수법 및 도시개발법 개정안(조응천 대표발의), 주택법 개정안(김교흥 대표발의) 등 3개 법안을 이날 의사일정에 추가하는 내용의 '의사일정 변경 동의서'를 서면 제출했다.

앞서 여당 간사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날 개발이익 환수법 및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토지개발이익 부담금 부담률을 현행 20~25%에서 40~50%로 상향하고, 민관합작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간이익을 총 사업비 10% 이내로 한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조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엔 민주당 국토위원들이 간담회를 통해 논의한 확정안이 담겼다. 앞서 민주당은 도시개발법·주택법·개발이익환수법 등 개정을 통해 부동산 초과개발이익을 반드시 환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의 리스크로 부각된 '대장동' 문제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넘어가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조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3개 법안을 긴급히 긴급히 추가 상정할 것을 요청한다"며 "국회법 77조에 의하면 '의사일정 변경 동의' 건에 대해선 토론하지 아니하고 즉각 표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서 제동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상호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처리하고자 하는 법이 '이재명 방지법'인데,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인 대장동 사업을 다른 사람은 못 하도록 막자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은 민간 개발이익을 환수하고자 하는 실무진의 주장을 지자체장이 묵살한 정황이 있다. 특검 수사를 통해 경위를 먼저 따져야 한다"며 "하루 전 발의된 법안을 상임위에 상정시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임대차 3법 일방처리 결과 대한민국이 전세지옥이 됐다"며 "개발이익 환수 역시 과정을 특검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힌 뒤 법안이 심사돼야 한다"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선거가 급하다지만 바늘 허리에 실을 꿸 순 없다"며 "예산 볼모 정쟁과 뭐가 다른가, 국회 본연의 의무 방기"라고 지적했다.

이헌승 위원장은 예산안 우선 심사를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예산안 심의를 못해 답답해 상임위를 소집했다"며 "일정 변경 동의 건을 회의 개의 직전 접수했는데, 국회 역사상 어제 제출한 법안을 오늘 상임위에 올려서 하자는 게 어딨나.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준비했나"라고 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국회법에 따르면 의사일정 변경 동의 건에 대해 토론하지 아니하고 표결하셔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표결 시 수적 우위에 있는 민주당의 주장대로 법안이 상정되게 된다. 조 의원은 "국감 기간 내내 개발이익 환수를 말해놓고 정작 이 법을 안 한다고 하니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고 따졌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도 "오늘 법안을 처리하자는 게 아니라 상정하자는 것"이라며 "관련 법은 저와 위원장님 등 이미 제출한 바 있어 쟁점을 논의하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에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법안 상정은 여야 합의 하에 진행해 왔다. 합의 안 된 건을 상정하자는 것은 위원장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며 정회와 함께 여야 간사들의 재 협의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