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공수처 7월출범 차질없게 해달라" 정무장관 신설 검토

[the300]"경제, V자에 가깝기를"…윤미향 언급 안해(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7월 출범이 차질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21대 국회에서 공수처장 인사청문 관련법안 등을 조속히 입법해줄 것을 여야에 요청했다.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면서도 거대여당 출범을 동력 삼아 공수처와 같은 핵심 국정과제에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관련 언급하지 않은 가운데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특임장관(정무장관)을 신설해달라는 야당 요구에는 검토할 뜻을 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오후 2시37분까지 청와대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배석자인 노영민 비서실장을 포함, 네 사람은 상춘재에서 한우양념갈비, 능이버섯잡채를 곁들여 채소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약 2시간에 걸친 오찬 후엔 청와대 경내 석조여래좌상까지 산책을 하며 남은 대화를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특별감찰관, 공수처와 기능중복"


오찬에선 주 원내대표가 각종 국정과제에 대한 야당의 비판적 입장을 밝히고, 문 대통령이 답변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인사청문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채 출범에 협조해 달라는 것은 졸속이라며 특별감찰관과 공수처의 역할과 기능도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의) 원래 뜻은 대통령 주변의 측근 권력형 비리를 막자는 취지"라며 이와 달리 검찰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제도에 대해 "공수처가 합의되지 않아서 만든 것"이라며 공수처와 기능이 중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감찰관제 존속 여부도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에 비토권(거부권)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언론에 밝혔다.



박근혜·윤미향 직접 거론 안해


두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등은 주요 화두가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만약 당시 위안부 할머니들과 사전에 (합의내용을) 공유했으면 받아들였을 수도 있는데 일방적이었다"며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질문 자체가 정의연 사태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며 "오찬내내 윤미향 당선인의 이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대공황 이후 처음이라는 지금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국회에서 3차 추경안과 고용 관련 법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며 "3차 추경으로 국가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국가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다시 성장이 회복되어야 세수가 늘고, 장기적으로 볼 때는 재정건전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회복세에 대해 "U자형이 아니더라도 아래가 좁은, V자에 가깝기를 바란다"며 "추경에 대해 충분한 답변을 요구한다면 정부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무장관·격식없는 만남, 화두로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정부에서 자신이 특임장관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무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로 여당 의원들과 접점이라면, 정무장관이 야당을 만나 법안처리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특임장관 시절 정부입법 통과가 4배 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에게 "의논해 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 관련, "과거에는 뭔가 일이 안 풀릴 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만나려다보니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이야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 정국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며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보자"라고 밝혔다.

앞서 상춘재 마당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만큼 좋을 것같다”고 말하자 주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잘해주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 간다' 이런 말 하면…”이라고 답해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을 놓고 양당의 기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나온 '뼈있는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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