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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 미래통합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
"문재인 정부는 '성장'이 없는 정부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서울 강남병)은 법조인 출신이 많은 통합당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의 날을 세울 수 있는 '경제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제15대 통계청장(차관급)을 역임했다.
유 당선인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문 정부 초기 일자리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내세웠으나 현재 결과는 잠재성장률 1%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당선인은 "소득주도성장은 실패했고 일자리는 양질 모두 악화됐다. 공정만 강조했지 성장하지 않았으며 혁신은 찾아볼 수 없다"며 "혁신은 슘페터의 창조적파괴가 있어야 하는데 표만 의식했지 타다금지법(박홍근 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이라는 반혁신을 저지르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유 당선인은 한국노동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를 거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로 활동했다. 유 당선인은 부산에서 4선을 지낸 유기준 통합당 의원의 친동생이다.
총선 약 3주전인 지난달 말 서울 강남병 지역구에 전략공천된 유 당선인은 65.3%의 득표율로 김한규 민주당 후보(33.5%)를 누르고 당선됐다.
2018년 8월 문재인 정부에서 황수경 전 통계청장을 조기에 경질하고 강신욱 통계청장으로 교체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유 당선인은 통계청장 시절 가계동향조사의 소득통계를 직접 개편해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한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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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 미래통합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
다음은 유 당선인과 일문일답.
-21대 총선을 치른 소감은.
▶당의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아 기쁘다는 마음보다 마음이 묵직하다. 묵직하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
-정치에 입문하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가 있다면.
▶간접적으로 정치권 진출에 대한 얘기가 나왔지만 사실 출마할 마음을 크게 두지 않았다. 당초 강남병 후보의 공천이 철회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직간접적으로 출마 권유를 받아 선거를 치르게 됐다. 저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에 비판해왔고 당에서는 실물경제와 이론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했다. 정부 정책에 통계라는 증거를 가지고 투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당의 기대로 이해한다.
-문재인 정부 3년,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노동·자본투입, 기술진보 등 혁신이 되지 않으니 잠재성장률 1%대 정도로 간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경제에 미친 효과와 이 정부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혁신없음으로 경제에 미친 효과는 같은 방향이다.
이 정부가 참 운이 좋은 것은 그런 실정이 코로나로 묻혀버렸다는 거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2년 내로 틀림없이 경제실정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 정부는 경제실정으로 심판받는다.
-경제 정책,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진단하나.
▶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에 가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을 할 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선의로 정책을 했고 경제나 고용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을 모른다. 올 4월부터 고용대란이 올 것으로 봤다. 2018년에 일자리 증가가 줄어 2019년에 공공부문 일자리를 증가시켰다. 그 결과 임시직 등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었고 조선·자동차 분야의 일자리가 줄어 정규직 일자리는 감소했다.
그런데 정부는 통계가 잘못됐다고 탓을 한다. 확증편향이 너무 강한 정부다. 제발 경제 문제를 깊이 깨닫고 핑계만 대지 말고 잠재성장률 등 추락 극복에 고민해주길 바란다.
소득주도성장의 경우 경제의 기본을 무시하고 거꾸로 보는 것이다. 가끔은 혈액순환을 위해서 그냥 걷다가 물구나무로 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영원히 그럴 수 없다. 통찰력을 가지고 경제 전반을 이끌고 갈 전문가가 없다는 게 이 정부의 현실이다. 김동연, 윤종원 등이 그나마 제대로 보려했지만 다들 거꾸로 보는데 견딜 수 있겠나.
재원이 들어갈 곳이 앞으로도 많다. 조심스럽고 체계적으로 아껴가며 할 필요가 있는데 지금은 퍼주기식으로 하는게 습관화가 됐다. 그래서는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없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우리도 이미 진입했다. 좀 더 퍼주기식으로 가면 남미 경제처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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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 미래통합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
-이번 총선에서 보수진영이 참패했다.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보수는 개발경제 시대 때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왔다. 외환위기 이후 국제 경제전쟁이 심화되면서 낙수효과가 미미해졌다. 보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진보, 혁신을 촉진하며 분배 얘기도 같이해야 한다. '포용적 성장'이라는 개념이다. 현 정부는 자신들의 정책 수단이 특수고용근로자 등 취약계층에 어떻게 파급효과가 가는지 간과하고 있다.
고용보험, 국민연금 보장에 제외돼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들을 사회안전망에 포함하는 일을 주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낮은데 최소 60%는 올려서 150만원 이상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세금을 걷어야 하는데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적어도 지금 정부처럼 국민을 설득하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곳에 퍼주기식으로 하지말고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일을 누가 해낼 것이냐가 성패를 가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선인 총회에서 "'종합부동산세 폭탄'을 막아내야 하는 소명"을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보유세 폭탄'이다. 보유세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합한 것이고, 구성항목을 보면 세율,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 크게 세 가지다. 문 정부 3년 동안에 세 가지를 무차별하게 동시에 올렸다. 공시가격은 1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6% 올랐는데 강남은 26% 올랐다. 강남을 중심으로 종부세 부담이 3배 가량 커졌다. 은퇴해 집만 갖고 사는 사람에게는 정말 폭탄이다.
-새로운 국회에서 1호 법안을 낸다면.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개정안이다. 공시가격을 국토부장관이 감정원의 평가를 통해 결정하게 돼있다. 장관이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이의신청도 받지 않으면 끝이다. 공시가격이 보유세를 결정하는 요소인데 이런식이면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에 근거한다는 조세법률주의를 저해하는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절차를 신중하게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자의적인 구조로 급격하게 오르게 하는 구조를 막기 위해 위원회 설치나 체계적으로 심의를 한다든지의 여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프로필]
1961년 서울 출생
부산 해동고-서울대 경제학과
고려대 경제학 석사
코넬대 경제학 박사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코넬대학교 초빙교수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용노동부장관 자문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재정복지부장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제15대 통계청장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서울 강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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