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제주4·3 명예회복해야"

[the300]72주년 희생자추념식 참석, 특별법 개정촉구(상보)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생존해 있을 때 기본적 정의로서의 실질적인 배상과 보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며 "정치권과 국회에도 ‘4·3 특별법 개정’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저는 대통령으로서 제주 4‧3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 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시 봉개동의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편지를 낭독한 유족 김대호군을 격려하고 있다. 2020.04.03. since1999@newsis.com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4·3은 제주만의 슬픔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 4·3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그날, 그 학살의 현장에서 무엇이 날조되고, 무엇이 우리에게 굴레를 씌우고, 또 무엇이 제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우리의 현대사를 다시 시작할 때 제주의 아픔은 진정으로 치유되고, 지난 72년, 우리를 괴롭혀왔던 반목과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4·3 해결, 이념문제 아냐


문 대통령은 "4·3의 해결은 결코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웃의 아픔과 공감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태도의 문제"라고 밝혔다. 또 "국제적으로 확립된 보편적 기준에 따라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치유해 나가는 ‘정의와 화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너무 오래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라고 말했다"며 "해방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많은 아픈 과거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입법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신속하게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진실의 바탕 위에서 4‧3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삶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며 "부당하게 희생당한 국민에 대한 구제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본질적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시 봉개동의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20.04.03. since1999@newsis.com



배상·보상 특별법 개정 관심촉구 


그럼에도 "4·3의 완전한 해결의 기반이 되는 배상과 보상 문제를 포함한 ‘4‧3특별법 개정’이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다"며 "개별 소송으로 일부 배상을 받거나, 정부의 의료지원금과 생활지원금을 지급받는 것에 머물고 있을 뿐 법에 의한 배·보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더딘 발걸음에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하지만 4·3은 법적인 정의를 향해서도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 4월부터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4‧3트라우마센터’가 시범 운영된다"며 "제주도민들이 마음속 응어리와 멍에를 떨쳐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관련 법률이 입법화되면 국립 트라우마센터로 승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2018년, 그동안 중단됐던 4‧3희생자와 유족 추가신고사업을 재개했다"며 "희생자 90명, 유족 7606명을 새롭게 인정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앞으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신고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추가신고의 기회를 드리고, 희생자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에 대한 지원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 나라의 진정한 독립 꿈꾼것


문 대통령은 "제주는 해방을 넘어 진정한 독립을 꿈꿨고,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열망했다"며 "제주도민들은 오직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으며 되찾은 나라를 온전히 일으키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꿈을 꾸었다는 이유로 제주는 처참한 죽음과 마주했고, 통일 정부 수립이라는 간절한 요구는 이념의 덫으로 돌아와 우리를 분열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도 평화와 통일을 꿈꾸고, 화해하고 통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제주의 슬픔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하는 매우 엄중하고 힘든 시기에 다시 4·3을 맞이했다"며 "4·3은 왜곡되고 외면 당하면서도 끊임없이 화해와 치유의 길을 열었다. 화해와 상생의 정신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도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연대와 협력’의 힘을 절실하게 느끼며 그 힘이 우리를 얼마나 강하게 만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도민들은 지역을 넘어 전국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며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를 비롯한 물품과 성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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