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수통합 '도로새누리당' 되지 않으려면

[the300]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 논의를 위해 14일 한 테이블에 앉았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한국당 소속 김상훈·이양수 의원과 새보수당 소속 정운천·지상욱 의원, 전진 4.0(전진당) 창당준비위원회측 송근존 통합추진위원장, 정경모 국민의 소리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시민단체 대표 1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은 "앞으로 혁신과 통합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논의해 정치적 통합이라는 큰 합의를 촉진하는 것으로 혁통위 성격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혁통위는 설 연휴 전까지 매일 회의를 연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공천'이다. 보수통합은 보수 정당간 결이 다른 보수적 가치를 한 데 모으는 작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와해된 한국 보수를 재건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면에선 단일 후보로 보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게 가장 큰 현실적인 목적이다. 새보수당 의원 8명이 포진해있는 지역구의 경우 한국당내 예비후보들과 출마 지역이 겹친다. 적지 않은 지역구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 각각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들이 널려 있다. 

한국당은 합당을 하게 될 경우 경합지역의 후보를 100% 국민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 모두 후보를 내길 원한다면 여론조사를 통해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론조사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현역 국회의원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새롭고 참신한 정치 신인이나 예비후보들의 정계 진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통합 과정에서 공천이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의 가치가 사라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통합의 명분이 '보수승리'보다 '보수재건'에 방점이 찍혀야 하는 이유다 .

자리 나누먹기나 묻지마식 통합은 안된다. 새누리당 한 지붕에서 살던 인물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별거했다 다시 결합하는 것에 그칠 수 있다. 새로운 가치를 세우려면 새로운 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것은 통합을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사진제공=김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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