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文대통령에 "BTS와 사우디 와달라" 당부한 사연

[the300]文 "사우디 방문 늦어지자 작년에 그냥 BTS 따로 부르더라"

최경민 기자 | 입력 : 2020.01.08 20:02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문화예술인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문소리, 작가 조정래, 문 대통령, 김 여사. 2020.01.08. dahora83@newsis.com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때 꼭 방탄소년단(BTS)을 데리고 와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자신에게 이같이 "신신당부를 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6월 우리나라를 방한해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던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당부는 이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그는 재산이 8500억 파운드(약 12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린다.

문 대통령은 케이팝(K-POP)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이같은 일화를 공개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우디) 방문이 늦어지니까 작년에 그냥 BTS를 따로 불러서 단독 공연을 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아주 폐쇄적인 사회인데 그만큼 우리 한국의 K-POP이 환영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를 갔었을 때 정상회담 바로 전날에 '한국 문화의 밤'을 열었다"며 "우리 K-POP 그룹들이 공연을 했는데 히잡을 쓴 UAE 여성들과 청년들이 우리 K-POP 그룹들이 부르는 노래를 우리말로 함께 '떼창' 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아주 감격스러웠다"고 회고했다.

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을 만나면 가장 주된 환담 소재가 우리 드라마"라며 "정말 아세안 국가들은 우리 한국 드라마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태국 총리는 하루 업무를 마치고 관저로 퇴근하면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며 "매일 보기 때문에 아주 옛날 드라마까지 찾아서 보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재방, 3방 그렇게 하고 있다"며 "아주 붐비던 거리가 갑자기 한산해지면 그때가 바로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그런 시간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문화·예술은 대한민국을 빛내주고, 대한민국을 아주 자랑스러운 나라로 그렇게 만들어주고 있다"며 "덕분에 저도 외국에 나가거나 외국 정상들을 만날 때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어주신 우리 문화예술인 여러분에게 정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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