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티브 비건 미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비건, '동아시아 핵확산 가능성' 거론=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 강연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하면서 "(키신저 전 장관은)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만약 이 노력이 실패하면 미래에는 아시아 지역의 핵확산 도전에 대해 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깰 위험이 있는 핵무기들로 주변국을 위협해 왔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과학적 수단과 기술적 능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이런 무기 보유가 자국민을 안전하게 한다기보다 더 큰 위험을 만든다고 판단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과 한국 등의 동맹국들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해 왔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이 함께 하는 핵확산 억제에 대한 신뢰때문"이라며 북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국과 일본 등이 핵 능력 재고 필요성을 자문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올 가능성을 거론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새롭고 더 위험한 전략적 선택'을 고려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동아시아 파트너들 및 동맹들과 함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달성하도록 공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건 대표가 동아시아 지역의 핵 무장 우려로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동북아 국가들의 핵무장을 누구보다 꺼리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美 "北 비핵화 설득하라" 中압박 메시지= 중국은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지지하는 동시에 최근 어느때보다 북한과의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내달 초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방중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미관계가 교착인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이유다.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핵무장의 협상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기회의 문'이 언제나 열려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
비건 대표의 대북 압박 발언은 실무협상이 더 미뤄질 경우 미국 내에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회의론'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이 6.30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북미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북미 대화는 아직도 뚜렷한 재개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우리는 준비돼 있으니 하루빨리 대화에 나서라'는 메시지는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도 재확인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이 수십 년간 추진한 핵무기 시스템은 그들이 믿는 것과 달리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다시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이 9일 정권수립일을 전후로 대외메시지를 발신할 지가 주목된다. 정주년(5년, 10년 단위)이 아니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대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중앙보고대회 중 일부 대외 메시지를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셈법을 바꾸라'는 이전 메시지에서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통상 정권수립일 전날 열리는 중앙보고대회가 태풍 영향으로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간호사 단독 개원 OK?"…의사 파업 중 또 나온 '간호법', 통과될까
- 2'탈북 박사' 與박충권 "꼰대? 기득권? 보수는 사실 매력적"
- 3'채상병 사건 논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유임
- 4한국 정치인 1호 100만 유튜버…이재명 '골드버튼' 받는다
- 5'고도 1000㎞' 탄도미사일도 요격…SM-3 도입에 8000억 투입
- 6한-호주 외교·국방 장관회의 내달 1일 개최…'오커스' 참여 주목
- 7與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노조 "자정기능 마비, 제 기능 못해" 주장
- 8국정원, 국가우주안보센터 신설 추진…'적 위성 위협' 대비 목적
- 9윤석열·이재명, 만나서 어떤 얘기할까…'25만원 민생회복금' 주목
- 10추미애, 국회의장 출마 질문에 "관례 따르면 제가 0순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