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시(野視視)]나경원, '작정한 한방' 일단 웃었는데…

[the300]한국당 "잘했다" 대여투쟁 선명성 강조…실력 못 보이면 거센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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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월 임시국회 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작정한 공격이었다. 12일 국회 본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설은 준비된 한방이다. 논란을 의식하기보다 대여 전선을 분명히 긋는데 방점을 찍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잘했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들끓는 여권, 그로 인한 국회 경색은 부담이다. 올 들어 2개월을 놀다가 겨우 개원한 국회다. 시작하자마자 상대의 뺨을 친 꼴이다. 진행 상황에 따라 자칫 여론의 비난을 떠안을 수도 있다.

한국당은 나 원내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공을 들여왔다. 원내 부대표단은 물론 주요 상임위 간사들도 참석해 문구 하나하나를 살폈다고 한다. 일주일 이상 회의했다.

연설문 작성에 참여했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근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며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문구는 지금 정권의 외교 안보 정책 실정을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해 들어갔다"고 말했다.

논의 단계에서 더 심한 표현도 많았다고 한다. 나 원내대표가 그나마 정제한 게 이날 연설문이었다.

이 때문에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내에서는 여당이 소위 '오버'한다는 반응이 많다. 정용기 당 정책위의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외신을 인용한 그 정도 표현에 이런 반응이 나와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부대변인이라고 직접 지칭한 게 아니라 이미 외신 등에 등장한 표현을 빌려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한 것이란 설명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조금 (여당에서) 과민한 반응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분노를 쏟아낼수록 한국당 분위기는 고조된다. 대여 투쟁의 선명성이 부각됐다는 긍정적 평가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여권이 저렇게 민감하게 나오는 것은 그만큼 자기들의 아픈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거제 개혁을 둘러싸고 여야 4당이 공조하는 등 한국당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로서는 그동안 '투쟁력이 약하다'는 당내 비판을 불식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한국당으로서는 어느 정도 작전 성공이다. 전투태세를 다잡고 내부결속도 다졌다.

그러나 각을 세운 것 이상으로 대안을 풀어내야 한다. 휘두른 칼이 죽이는 흉기가 아니라 살리는 수술용 메스임을 증명해야 한다. 당장 이달 국회에서부터 상임위에서 정책과 법안으로 보여야 한다.

잔뜩 벼르고 있는 여권과 관계도 숙제다. 싸움은 리듬을 타야 한다. 사활을 걸어야 하는 전투도, 내줘야 하는 전장도 있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하루하루에 연연해선 안 된다. 이제 당 지지율이 30%에 턱걸이 했을 뿐이다. 한국당의 오늘 웃음소리가 내일의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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