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내각의 장관급 국무위원과 청와대 고위 참모 셋 중 한 명 꼴로 다주택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실수요를 주장하고 있지만 한 채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정부 주택정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각 부처와 청와대에 따르면 다주택 보유 국무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9명, 청와대 실장·수석은 총 6명이었다. 이 중 문 대통령과 다주택자 장관 세 사람이 이미 집을 처분했고, 청와대 실장·수석 중 두 사람이 집을 처분했다. 한 채를 매각하고도 다주택자(2주택)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포함해 현재 다주택자는 10명이다. 전체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 이상급 32명에서 셋 중 한 명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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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
관보 재산등록 및 취임 직후 재산등록 내용과 현황을 대조한 결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남편 명의 연천 주택을 처분해 고양에 아파트 한 채만을 남겼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취임 후 해남 아파트를 처분했다. 지금은 가족이 거주하는 용산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하고 있다.
대치동과 분당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중 한 채를 팔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정책이 8학군 집값을 오히려 올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거기 사는 본인의 입장도 난처한 듯 하다"며 "매각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도 일부 수석들이 다주택자 지위를 청산했다. 조국 민정수석이 해운대 아파트를 처분해 현재 방배동 아파트 한 채만을 보유하고 있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경기 성남의 집을 처분해 전북 익산에 단독주택 하나만 갖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국무위원과 청와대 고위급들은 매각 계획이 없다. 대부분 실제 수요여서 매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서울 봉천동 연립주택에 노모가, 서대문구 연희동엔 딸이 실거주하고 있다. 취임 초기 문제가 됐던 경남 거제 주택에 대해서도 일단 매각 계획이 없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용인 자택에 가족들이 살고 있고, 작고한 모친을 모시려 마련한 논산 주택은 고향 선산을 관리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청주 아파트 외 보은 주택은 작업실을 겸한 흙벽돌집으로 사실상 다주택자라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파트 한 채와 오피스텔 분양권, 부산 작업장 등 3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매각 계획은 없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세 채 중 한 채를 매각했다.
청와대에선 장하성 정책실장이 다주택자다. 송파구 아파트는 본인 가족의 실제 거주, 경기 가평 집은 노후 거주용이라는 입장이다. 윤영찬 소통수석은 성남 분당의 같은 아파트 단지에 2채를 갖고 있다. 한 채는 본인과 가족, 다른 한 채엔 노모가 각각 산다. 윤 수석은 분당이 본사인 네이버에 근무했다.
서울에 아파트, 전북 익산에 주택이 있는 조현옥 수석은 남편이 은퇴후 고향에 사는 집이 익산 주택이어서 별다른 매매 계획은 없다. 과천 주공아파트와 대구에 상가를 보유한 김수현 사회수석 역시 팔 계획이 없다.
대부분의 다주택 내각 구성원들이 매각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장관과 청와대 고위직들은 본인의 삶 자체가 정책적 시그널"이라며 "정부의 다주택 보유 억제 정책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 살던 서울 홍은동 주택(빌라)을 이미 지난해 10월 매각했다. 부동산정책을 고려한 '솔선수범'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 자택에서 살 뜻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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