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밀문서 무단폐기, 가능한가?

[the300] '최종본' 무단폐기 불가, '초안'은 글쎄…黃권한대행, '봉인'권한도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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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사진=뉴스1

청와대가 기밀문서를 무단 폐기하고 있다는 주장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청와대는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전자결재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초안 등 일부 문서의 경우 임의로 파기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종본 무단폐기 불가…초안은 글쎄 =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가 기밀문서를 무단 폐기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 청와대의 모든 자료는 전자결재시스템에 등록된다"며 "폐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만약 폐기한다면 삭제 기록이 남는다"고 했다. 청와대가 기밀문서 등 주요자료를 임의로 폐기하고 있다는 전날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한 해명이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 또는 대통령 권한대행, 대통령 당선인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청와대와 자문위원회 등이 생산·접수해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 또는 물품은 모두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 퇴임 또는 차기 대통령 취임 전까지 빠짐없이 국가기록원 산하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해야 한다. 누구든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손상·은닉·멸실 또는 유출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만약 그동안 청와대가 생산·접수한 모든 문서가 전자결재시스템에 등록됐다면 이를 폐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전자결재시스템에 올리지 않은 문서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료 초안이 그런 경우다. 최종본만 대통령기록물로 인정한다면 초안은 전자결재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무단으로 폐기해도 확인하거나 처벌할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초안이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법조계에서 줄곧 논란이 돼 왔다. 최순실씨에게 유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최씨에게 연설문 초안을 건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 대신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적용했다. 최종본이 아닌 초안은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검찰의 이런 결정에 따른다면 청와대가 자료 초안을 폐기했더라도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료 초안도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黃권한대행, '봉인'권한도 대행?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통령기록물 유출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2008년 2월 퇴임과 함께 대통령기록물이 담긴 컴퓨터 서버 하드디스크 14개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가져가면서다. 국가기록원과의 다툼 끝에 노 전 대통령은 그해 7월 하드디스크 14개를 모두 대통령기록관에 전달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지정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이란 대통령기록물 가운데 일정기간 '봉인'할 자료들을 말한다. 공개될 경우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 △정치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경우 등에 지정할 수 있다. 봉인 기간은 최장 15년이지만, 사생활과 관련된 기록은 예외적으로 최장 30년까지 열람을 금지할 수 있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은 대통령이 지정하게 돼 있다. 문제는 지금처럼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를 대신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청와대와 국가기록원은 황 권한대행에게 지정 권한이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상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대행과 대통령 당선인까지 포함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야권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황 권한대행은 자신의 기록물에 대해서만 지정 권한이 있다는 게 법 취지에 대한 해석"이라며 "황 권한대행이 권한이 없음에도 박 전 대통령의 기록물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하는 것은 봉인을 빙자한 증거인멸"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됐다고 해서 봉인기간 중 열람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열람 및 자료 제출이 가능하다. 노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NLL(북방한계선) 대화록이 사라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2013년 검찰은 영장을 발부 받아 국가기록원과 봉하마을 전산자료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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