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기업 설립 자사고에 3년간 136억 불법 지원

[the300]유은혜 의원 "초중등교육법 위반, 모두 환수조치해야"

임상연 기자 | 입력 : 2016.09.20 10:27

교육부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가 감사원의 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설립한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에 최근 3년간 136억원 이상의 예산을 불법적으로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전국 자사고 예산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기업 설립 자사고 7곳에 불법 지원한 예산은 총 136억6945만원에 달한다.

전남 광양제철고가 43억6045만원으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고, △경북 포항제철고 28억4082만원, △인천 하늘고 22억7108만원 △울산 현대청운고 12억2704만원 △서울 하나고 11억707만원 △충남 삼성고 9억6344만원 △인천 포스코고 3억9952만원 순이었다.

기업 설립 자사고는 일반 자사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여건이 양호하고, 종업원의 자녀 입학 등 기업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설립해 매년 입학정원의 15~70% 범위에서 임직원 자녀를 선발하고 있다. 이에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제82조)은 ‘기업 설립 자사고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보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 지자체들은 ‘자사고 예산 지원 표준안’에 따라 목적사업비를 지원한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 의원은 명백한 법 위반으로 모두 환수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현행법을 위반하고, 기업이 설립한 자사고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명백한 업무태만”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반드시 제도개선을 시키고, 이미 불법지원한 예산을 환수할 방법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기업 설립 자사고 뿐만 아니라 전국 일반 자사고 39곳에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목적사업비 명목으로 최근 3년간 834억원 이상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당 연평균 7억1300만원 정도가 지원된 셈.

교육부와 교육청, 지자체의 자사고 불법 지원 문제는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교육부나 교육청 등이 자사고에 법령과 다르게 재정을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유 의원은 “자사고는 등록금을 일반고의 3배까지 받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교육청이 일반고와 거의 비슷한 목적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수용하기 어렵고, 법률근거도 미비하다”며 “교육청 예산을 지원받고 싶다면, 자사고가 일반고 전환을 신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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