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원격의료 드라이브…국회 넘어설까

[the300] [런치리포트-원격의료, 혁신인가 재앙인가 ①] 野, 오진·동네병원 피해 우려 '반대' vs 靑 "동네병원 역할 더 커져"

해당 기사는 2016-08-12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PDF 런치리포트 뷰어

박근혜 대통령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드라이브에 나서면서 19대 국회에서 불발된 의료법 개정이 20대 국회에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 간 원격의료는 허용돼 있으나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금지돼 있다. 만약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허용된다면 환자들 입장에선 매번 병원을 오가지 않고도 수시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야권은 오진과 동네병원 피해 등의 우려를 들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에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野 "동네병원 어려워져"

11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6월22일 도서·벽지 환자, 만성질환자,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아직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앞서 복지부는 2014년 4월에도 같은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법안은 의료계의 반발에 밀려 표류하다 19대 국회 폐원과 함께 자동폐기됐다.

20대 국회 전반기 복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22명 가운데 야권이 13명으로 다수를 차지한다. 게다가 위원장인 양승조 의원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야권이 반대할 경우 법안 처리가 쉽지 않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섬마을 주민 등 의료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의료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권은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의 경우 오진의 위험이 높은데다 원격의료가 활성화될 경우 자칫 동네병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이 대면진료 원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국회 복지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광수 의원은 "기본적으로 대면의료가 원칙"이라며 "원격의료는 허점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원격의료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주치의 제도로 가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의료 제도는 예방 중심이 아닌 치료 중심이어서 병이 터졌을 때 이미 걷잡을 수 없게 돼 동네병원 대신 2,3차 진료기관인 대형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가뜩이나 대형병원에는 환자가 몰리고 동네병원은 한산하고 힘든데,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동네병원을 찾는 환자가 더 줄어 이 같은 불균형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靑 "동네병원 역할 더 커진다"

한편 청와대 참모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더라도 대면진료 원칙은 유지된다"며 "원격의료는 가벼운 증상에 대한 일상적 검진만 담당하는 부수적인 역할에 그친다"고 반박했다. 동네병원 환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의료법 개정안도 원격의료와 병행하는 대면진료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하도록 명확하게 규정했다"며 "원격의료가 활성화되면 오히려 동네의원의 역할이 더 커져 1차 의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위해 최근 국회를 상대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국회에 원격의료를 활성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며 "어르신, 장애인 등 필요한 분들이 원격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의료인력과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해 우리 원격의료 시스템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고도 했다. 정부는 세계 원격의료 시장 선점을 위해 현재까지 페루, 칠레, 브라질, 중국, 필리핀, 멕시코, 몽골, 르완다 등 8개국과 원격의료 협력 MOU(양해각서)를 맺고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 대통령은 4일엔 원격의료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노인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충남 서산시 소재 서산효담요양원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노인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촉탁의사가 방문진료 이후 다음 방문진료 전까지 만성질환자 또는 일부 경증 질환자에 대한 상태 관찰·상담 등 원격의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70인 이상 등 일정규모 이상의 노인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거쳐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촉탁의 추천·지정제 도입, 진료인원별 별도 촉탁의 비용 지급 등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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