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선 가도…힘 받는 반기문, 위기의 김무성·오세훈

[the300]전당대회서 친박 압승…비박, 위기감 속 유승민 등 다른 대안도 검토할 듯

진상현 우경희 기자 | 입력 : 2016.08.10 14:29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친박(친 박근혜)계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여권 대선 주자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친박계가 호감을 보여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비박(비 박근혜) 단일 후보 주호영 의원을 지지했던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유력한 후보였던 김 전 대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박계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다른 잠룡들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결과 여권 주자들 가운데 가장 수혜를 볼 인사로는 반 총장이 꼽힌다. 거물급 대권 주자가 마땅히 없던 친박 진영은 일찌감치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 총장은 지난 5월말 방한 때 대구·경북(TK) 지역과 자신의 출신 지역인 충청의 '정치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를 방문, ‘TK와 충청’을 결합시키는 대권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반 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내년부터는 자유로운 대권 행보가 가능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박 지도부 구성은 반 총장에게는 당 내 경선을 하더라도 여당 후보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사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정치 경험이 부족한 반 총장 카드에 이상이 생길 경우 공천개입 논란 등으로 현실정치에서 다소 떨어져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대선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박쪽에선 김 전 대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비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김 전 대표는 당 대표로서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데 이어 공개적으로 지지한 주호영 의원이 대표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영향력에 한계를 확인하게 됐다. 대선 경선을 관리할 지도부가 김 전 대표에 반감을 가진 친박계로 구성된 것도 불리하다. 전당대회 전날 주호영 의원과 조찬을 함께 하며 힘을 실었던 오세훈 전 시장도 지난 총선 낙선에 이어 다시한번 상처를 입게 됐다.

주도권을 빼앗긴 비박계로선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사퇴, 공천 파동 등을 거치면서 친박계와 날카로운 각을 세워왔다. 대선주자로서의 인지도도 어느정도 갖췄다. 친박계 재부상으로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원외 비박계 주자들의 운신의 폭도 다소간 좁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비박계 중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봤던 김 전 대표의 위상이 하락한 만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친박 후보 부상, 비박계 퇴조’라는 이같은 관측은 ‘이정현호’의 향배에 따라 따라 반전의 가능성이 있다. 친박 핵심인 이 대표가 총선 민의 등을 당 개혁으로 살려내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경우엔 친박 책임론이 재차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친박계와 반 총장간의 결합 시나리오가 흔들릴 수 있고 비박계 대선주자들에게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친박계가 당 내에서 독주하면서 화합하기 보다 비박계와의 갈등이 분출될 경우에는 분당 등 정계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개개편이 현실화된다면 여권의 대선 후보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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