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보다 어렵다는 '유보통합' 지지부진…왜?

[the300]교사 처우 인건비 등 결국 예산이 또 문제…교육부-복지부 '밥그릇 싸움'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공방을 타개할 해법으로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통합)'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교육청이 예산을 집행하지만 관리·감독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는 모순을 개선해야한다는 판단에서다.

유보통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언급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 2013년 5월22일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 유보통합을 본격 추진하는 듯했다. 

유보통합은 유아교육과 보육을 관장하는 정부부처와 지방행정기관을 일원화 하는 게 핵심이다. 또 대상 연령과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교사자격 및 양성과정·재정 관련 법령 등을 통합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당시 유보통합 관련 전문가와 관련단체들은 이원화된 정부 관장 부처를 그대로 둔 채 대부분 민간에 의존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우선 통합하는 것에 대해 일방적 추진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2014년 2월14일 국무총리 소속으로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정부의 이원화 된 관리부처를 통합하고 유아교육과 보육의 재정 통합 등을 추진, 유보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두 기관에 회계기준 항목을 공통적용하고 인증제도를 연계하는 등 기초적인 통합체계를 갖추겠다는 것. 이를 통해 보육기관의 학습의 질과 안전 문제, 유치원 부족 현상 등을 해결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유보통합 추진 속도는 계획을 마무리 하겠다는 정부의 일정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유보통합을 위해 예산이 또 추가 투입된다는데 있다. 부모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가리지 않고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만큼 양 기관의 질적 통합을 이루려면 결국 교사 처우와 역량·인건비 문제로 귀결된다.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이 유치원에 비해 교사의 처우가 낮다보니 인건비를 같은 수준으로 맞춰야 유보통합이 가능하다. 정부의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이유다.

여기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각각 관할하는 교육부와 복지부 간 '밥그릇 싸움'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현재 사회복지기관으로 돼 있어 복지부 관할이고 유치원은 교육기관으로 교육부 관할이다. 유보통합으로 영유아 시설이 모두 교육기관으로 넘어갈 경우 교육부로 모든 권한과 예산이 넘어갈 공산이 크다. 교육부는 유보통합을 통해 어린이집까지 아우르겠다는 입장인 반면 복지부는 관할인 어린이집을 빼앗기게 되는 불만이 있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주무부처를 교육부로 가져갈지, 복지부로 가져갈지 헤게모니 다툼도 있는데다 재원도 통합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 있어 한 발짝도 나아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유보통합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함께 법률 정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한 정부와 국회는 관련 입법을 미뤄둔 상태다. 관련 의원 사이에서는 "유보통합은 남북 통일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와 국회가 이와 관련해 사실상 직무유기를 범한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은 "정부가 재정 여건이 안돼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유보통합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유보통합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정치적 득실에 따른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총선 분위기에 유보통합이 탄력을 받아 추진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보통합을 완성하겠다는 공언보다 진정한 통합이 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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