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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11울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한불 정상회담을 위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청와대 제공)

프랑스의 창업지원센터인 '프렌치 테크 허브'(French Tech Hub)가 내년 서울에 들어선다. 또 2017년부터 프랑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인 '바칼로레라'의 제2외국어 과목에 한국어가 포함된다. 이밖에도 문화와 기술, 기후변화, 통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과 프랑스의 협력이 대폭 강화된다. 

◇ 韓·佛 '21세기 포괄적동반자관계 강화 행동계획' 채택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불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양국이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실질행동 중심으로 명시한 문서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문서는 이후 양국 관계발전의 준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서에 따르면 한국과 프랑스는 앞으로 양자관계, 지역 및 국제적 현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상회담 등 고위급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외교부 간의 전략대화체를 출범하고, 국방 분야 고위급 협의회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신(新)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 및 혁신·과학기술에 대한 협력도 강화된다. 프랑스는 창업기업 지원기관인 '프렌치 테크 허브'를 내년 서울에 개소하고 우리 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교통수단, 나노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산업 및 신기술 분야 기업 간의 산업협력 및 과학연구‧혁신 협력도 추진된다. 양국 우주연구 기관 간 교류 강화 등 항공우주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교육 분야에선 2017년부터 프랑스 바칼로레아의 제2외국어 기본선택 과목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주요국 언어와 함께 한국어도 포함키로 했다. 또 '한-불 고등교육기관 진학을 위한 학력 및 학위 상호인정 행정약정'을 체결, 양국 학위를 상호 인정해 유학생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직업계 고교, 대학 학생들에 대한 기업 현장실습 기회 제공 등 직업 교육에 대한 협력도 강화된다.

양국은 디자인, 의상, 건축, 영화, 음악 등 문화‧예술 분야의 콘텐츠 공동제작 활성화도 지원키로 했다. 아리랑 TV와 KBS월드, 프랑스24와 TV5 스타일 등 양국 방송의 상호 송출도 확대키로 했다. 지방자치 단체 간 관광 교류 및 협력도 강화된다.

두 나라는 올해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구속력 있고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합의안이 채택될 수 있게 협력키로 뜻을 모았다. 항공권연대기금 등 혁신적 개발재원 메커니즘도 함께 촉진키로 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올랑드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또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실현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했다. 양 정상은 유엔(UN) 무대에서도 북한의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프랑스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명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반도 평화통일구상'에 대한 지지도 한·EU(유럽연합) 공동언론발표문의 '남북관계 개선에 기반한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보다 진일보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오늘 (프랑스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하게 됐는데, 그동안 매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협의해 온 결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 행동계획을 토대로 해 양국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한국과 프랑스의) 외교장관 간에 전략대화와 같은 고위급 대화채널을 정례화하고, 확충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양국 간) 더욱 긴밀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올랑드)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은 한불 협력 관계의 미래를 열어갈 핵심요소라고 생각이 되고, 또 (올랑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이 분야에서 실질 협력이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교육, 문화, 관광과 같은 분야의 협력도 확대해 양국 국민들이 더욱 가까워지고, 또 긴밀한 소통을 해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정치적인 대화, 경제 관계, 민간 원자력 분야에서의 협력, 국방 및 방위에 관련된 협력, 대학 간의 협력,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 등 상당히 많은 (한국과 프랑스 간의) 협력 주제들이 있고, 더욱 심화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특히 '창조경제'라는 새 분야에 있어서의 경제적인 발전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국빈방문은 박 대통령이 말씀한 여러가지 실천 방안들에 대해 우리들이 이것을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는지 협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전날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다. 2012년 5월 취임 이후 첫 방한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방한은 2000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 이후 15년 만이다. 두 정상은 2013년 11월 프랑스 공식방문과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 당시에도 회담을 가진 바 있다.

◇ 韓·佛, 창업기업 5개씩 뽑아 서로 키워준다

한편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 전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불 경제협력 포럼 및 고등교육 포럼'과 회담 후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총 9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우리나라의 글로벌창업프로그램과 프랑스 '프렌치 테크 티켓' 사업 간 연계를 통해 양국 창업기업의 상호 시장진출 활성화를 촉진키로 했다. 내년초 양국에서 5개씩의 유망 창업기업을 선정하면 프랑스 창업기업은 한국에서, 한국 창업기업은 프랑스에서 각각 현지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프로그램에서는 창업자금 지원, 사무실 대여, 신속한 비자 발급, 창업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또 양국은 2013년 11월 프랑스에서 이뤄진 박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축된 협력채널을 통해 실질적 성과 도출이 유망한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주행 자동차 △나노전자 3가지 기술에 대한 지원사업 선정 등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주, 기후변화 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기존 위성개발 협력 외에도 앞으로 위성정보활용, 위성항법, 우주탐사 등 우주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의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또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국인 우리나라는 올해말 개최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의장국인 프랑스와 기후변화 대응은 부담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을 서로 확인하고,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에 협력키로 합의했다.

양국은 고등교육 학력과 학위도 상호인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학생 및 대학 간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10년 간 우리나라로 유학 온 프랑스 학생은 60명에서 1072명으로, 프랑스로 유학 간 우리 학생은 5500명에서 6475명으로 늘었다.

문화강국인 프랑스와의 문화 분야 협력도 강화된다. 양국은 문화콘텐츠 기업과 문화콘텐츠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펀드를 함께 조성키로 했다. 또 예술, 문화재, 박물관, 출판물 등 문화예술 전 분야에 걸쳐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인 내년을 앞두고 올해와 내년이 '한불 상호 교류의 해'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관광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상호 관광객을 확대하기 위해 관광지를 서로 홍보하고 음식, 스포츠, 문화 등 테마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올들어 10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프랑스 관광객은 7만2000명으로, 2005년 4만4000명에서 크게 늘었다. 프랑스를 방문한 우리 관광객은 2005년 26만명에서 올해는 32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 분야에 대한 양국 간 계획, 정책, 기술 분야 교류도 촉진된다. 올해 프랑스의 교통 인프라 시장은 153억6000만달러(약 17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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