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 의혹+'회피연아' 판결… 도·감청법 수술대 오르나

[the300]포털·통신 등의 가입자 개인정보 수사기관 제공 관련 '회피연아' 대법원 판결도 눈앞에

통일선봉대 회원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국정원 불법해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뉴스1

국정원 해킹 의혹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마무리할 관련법 개정 시점에도 촉각이 모인다. 전기통신사업자들의 수사기관 개인정보 제공 관련 '가이드라인'이 될 일명 '회피연아' 사건의 대법원 판결도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법 손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2010년 차경윤씨는 '회피연아' 동영상으로 문화부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다. 당시 차씨가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김연아 선수에게 꽃을 걸어주는 장면을 속도를 조절해 인터넷에 올림으로써 유 장관이 김 선수를 껴안으려한 것처럼 편집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건은 수사과정에서 확대됐다. 경찰은 해당 동영상이 게시된 '네이버'에 작성자 개인정보를 요구했고 네이버가 차씨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차씨는 네이버가 별다른 검토 없이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넘겼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2심까지 승소한 상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포털과 통신사들은 법원의 영장 없이 수사기관에 가입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국민 대부분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회피연아' 대법원 판결이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데 대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대법원이 전기통신사업자는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하면 자료를 넘기지 않을 명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수사기관 요청시 포털 및 통신사가 가입자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의무조항이 아니다"라고 결정한 바 있다.


차씨 측 박주민 변호사는 "대검찰청이 법원에 전기통신사업자는 수사기관에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이에 우리 측도 반박 의견서를 준비중이며 대법원 판결은 2달~3달 정도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에서도 통신사의 개인정보 제공 여부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안철수 위원장)는 국정원의 대국민 사찰 의혹을 풀 열쇠로 국내에서 사용된 IP를 지목하고, 관련 가입자 정보를 SKT에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아닌 위원회가 법적 절차없이 통신사에 개인정보를 요구한 것 또한 '위법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불법 도·감청 의혹을 풀기위해 통신사에 사실상 '빅브라더' 역할을 넘겨주는 꼴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러한 자기모순적 행태는 개인정보 제공 사항이 여러 법에 흩어져 있는데다 핵심법인 통신비밀보호법 등이 시대에 뒤쳐져 사실상 공백 상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에는 관련법 개정안이 수십건 계류돼 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19대 국회 회기 내에 관련법 대수술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당장 다음달 있을 국정감사와 다음해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법안을 논의할 실질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향후 관련법들이 논의되긴 하겠지만 결과물을 내기에는 일정상 빠듯하다"며 "국감에서 지적되고 정기국회에서 몇차례 논의되는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회에는 통신자료제공 제도 개선과 관련해 10건의 법안이 대기중이다. 개정안에는 통신상대방을 보호할 필요성과 통신자 신원정보를 비밀로 인정할 필요성 등 내용이 담겨있다.


최근 발의된 통비법 개정안들은 수사기관의 도·감청이라도 엄격한 절차를 거치게 하는 방안과 수사기관의 휴대전화 감청을 보장하는 내용 등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21일 통신제한조치 기간과 연장횟수에 제한을 두고 군용전기통신망이라도 대통령 승인이 아닌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국정원 해킹 사건을 계기로 휴대전화 합법적인 감청을 가능케 하는 법안이 나왔다. 미방위 여당 간사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6월 적법 절차에 따른 감청일지라도 개인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고, 국가기관의 불법 감청 요소를 원천 차단하는 한편 합법적 휴대전화 감청을 보장하는 내용의 통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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