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 홍종학 "장발장법, 6월 국회서 통과시킬 것"

[the300] 벌금형에 집행유예 추가·벌금 납부기한 연장과 분할납부 고지 의무 부과

편집자주국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법안들이 발의됩니다. 문구만 바꾼 법안이 있는가하면, '김영란법'처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도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법안 발의과정에서부터 관찰과 분석을 하기로 했습니다.사단법인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와 함께 매주 1건씩, 가장 주목해야 할 '이주의 법안'을 선정, 분석합니다. 더300 기자들과 여야 동수의 전, 현직 보좌관들로 구성된 더모아 법안심사팀이 선보일 '이주의 법안' 코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이 1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죄질이 나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오직 벌금을 낼 형편이 못돼서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 숫자를 줄이는 일은, 법과 제도를 조금만 고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지난 2월 이같은 설립이념 아래 벌금을 무담보·무이자로 대출해주는 장발장은행이 문을 열었다. 장발장은행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돈이 없어서 징역을 사는 '현대판 장발장'들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빵 한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주인공 장발장에 빗대 '장발장법'으로도 불린다.

장발장은행이 이들에게 한번의 기회를 더 주기 위한 민간의 시도라면 홍 의원의 개정안은 형벌 불평등에 대한 입법적 해결을 찾는 노력인 셈이다. 그동안 벌금제 폐해를 바로 잡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해온 인권연대에 따르면 이같은 '현대판 장발장'은 연 4만명에 이른다(2009년 기준). 대부분 소년소녀가장이나 미성년자, 수급권자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홍 의원도 지난 1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운영위 참여 전에는 이러한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약자들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했다.

"애들은 장애인이고, 부모는 연세가 드셔서 누워계시고. 본인도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데 어디서 시비가 붙어 주먹 한번 휘둘렀다가 벌금형 100만원을 받은 거죠. 그런데 그 100만원을 도저히 갚을 능력이 안돼서 징역을 사는 겁니다."

홍 의원이 지난 8일 여야 의원 40여명과 대표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징역·금고뿐 아니라 벌금형에도 집행유예를 인정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 형법은 자유형에 대해선 집행유예를 인정하지만 그보다 경미한 형벌인 벌금형에 대해선 집행유예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범죄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이가 경제적 능력 부족으로 벌금 대신 징역을 살게 되면서 더 무거운 자유형을 받고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풀려난 이들보다 오히려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 모순이 생겨났다.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이 1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개정안은 또 현재 검찰사무규칙으로 돼 있는 벌금 납입기한 연장과 분할납입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를 법으로 격상하고, 법원과 검사에게 이들 제도에 대한 고지 의무를 부과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판결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벌금을 납입해야 한다. 

홍 의원은 "현재도 분할납부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벌금을 받은 사람이 자기가 알아서 신청해야만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이번 개정안에는 법원과 검찰에 고지 의무를 둬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절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벌금을 끝내 낼 수 없는 사람에게는 벌금형 대신 사회봉사로 대체할 수 있다는 고지 의무도 포함됐다.

'납입기간을 연장해주면 벌금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는 전면 반박했다. 6개월 거치에 1년 균등상환이 조건인 장발장은행에서도 이미 한 20대 청년가장이 빌린 돈을 완납한 사례를 들면서다.

장발장은행은 지난 18일 기준, 1146명의 개인·기관·단체에서 총 3억5300억원을 후원받아 155명에게 총 2억8600만원을 대출해줬다. 6개월의 거치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액 상환자 1명을 비롯해 모두 31명이 834만원을 상환했다.

그동안 국회에서도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입법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득에 따라 벌금을 차등 부과하는 일수벌금제도 도입 노력 등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법무부나 일부 법조계 인사들이 "법 체계를 뒤흔든다"며 반발이 거센 상황. 법사위에서도 논의 한번 된 적 없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은 장발장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일수벌금제와 대체자유형 제도의 도입 등은 별개의 논의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홍 의원은 "100만원의 벌금도 내지 못해 감옥을 가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대표와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 만큼 6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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