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강경론자 유승민, 안보도 마이웨이 시동

[the300]"야당, 中·北 대변"·"정부, 美·中 사이 애매모호"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5.03.09 10:30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을 계기로 안보 분야에서 여당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문제를 공론화해 야당은 물론 정부와도 다른 목소리를 내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 요격을 막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찬성하는 당내 의견이 있었고 저도 작년 가을 대정부질문을 통해 집중 주장해왔으나 이제 당의 의견을 집약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사드가 입법문제는 아니지만 북한 핵공격을 얼마나 막아낼 것인지가 경제와 국가 안보, 국가 생존의 문제라 당이 치열한 토론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야당은 중국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여당은 대한민국 국가 안보의 문제로 이 문제를 논하고자 한다. 리퍼트 사건과 연계해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유 원내대표는 여권 내 대표적인 사드 배치 강경론자다. 그는 우리 예산으로 최소 3개 포대 이상의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중국·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사드의 직접 도입을 반대하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다.

주한미군을 통한 우회배치 가능성을 검토하는 정부에 대해서도 "사드는 중국의 문제이기 전에 우리 국민의 생명의 문제"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한미동맹 관계에 대해 "최근 사드 문제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고 여러가지 잡음도 있었다"며 사드 문제를 거론했다.

따라서 당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공론화해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한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새누리당 지지층인 보수 진영의 불만을 의식해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제스처로도 풀이된다.

새누리당의 다른 지도부 역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거들고 있어 새누리당 내에서 사드 배치 논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냥 있어서는 안된다"며 중국의 반발기류에 대해서도 "중국도 북한을 설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도 (그 대비책으로) 사드를 배치해야한다”며 “(사드 배치를 위해) 중국을 설득하든지, 중국이 북한을 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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