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오른쪽부터), 이인영,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가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싸우지 좀 말라"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당부가 통했을까.

새정치민주연합 2·8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마지막 전국순회 합동연설회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이른바 '네거티브'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정치연합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순) 후보는 1일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마지막 전국순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새정치연합 경기도당의 초대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했다.

한 유가족은 합동연설회 전 무대에 올라 "문재인·박지원·이인영 후보님, TV토론회를 봤다. 많이 식상했다"며 네거티브 일색으로 치닫고 있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비판했다. 이어 "서로 싸우지 말고,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 싸워 달라"고 말했다.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1000여명의 당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새정치연합 당권경쟁은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상대로 한 공세보다 후보들 간 '발목잡기' 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판 접전 구도 속에서 상대 후보의 기세를 끌어내리기 위해 '깎아내리기'식 공세를 퍼붓다 보니 흥행 부진은 물론 전당대회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어진 연설에서 문재인 후보는 "죄송하다. 부끄럽다. 우리가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오늘로 7일째, 아직도 차가운 물속에 있는 아이들이 보고 싶어 또다시 팽목항으로 걷고 계시다. 선체인양, 진상규명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친노, 비노 그만 말하자. 김대중, 노무현 여섯 글자로 분열을 말하지 말자"며 "더 이상 분열하면 안 된다. 하나로 단결해서 지역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후보는 "오늘 이 자리에서만큼은 서로에 대한 경쟁을 멈춰야 한다. 유가족 분들에게 죄송했다"며 "정쟁을 중단하고 혼신을 다해 남은 시간 민생과 혁신의 전당대회를 만들고 친노와 비노, 영남과 호남의 분열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명개정 논란으로 시작된 잘못된 출발은 한 달이 다 되도록 당권대권논쟁으로 반복됐다. 새누리당이 만세를 부를 일"이라며 "박근혜정권의 '줄푸세'를 폐기처분하고, 그 반대편에 비정규직은 줄이고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풀고 재벌감세를 철회하고 조세정의를 세우는 우리당다운 '줄푸세'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유력 당권 후보인 문 후보를 향해 맹공을 펼쳐온 박지원 후보 역시 이날 네거티브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는 "오늘 아침 안산 단원고 추모교실을 다녀왔다. 꽃 놓인 텅 빈 책상, 박근혜 대통령께서 맨 먼저 그 곳에 찾아가야 한다"며 "세월호, 쌍용차 등 경기도 곳곳에 이 시대의 아픔이 있다. 이 아픔도 모두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계속되는 실정에도 중산층과 서민의 벗이 되겠다는 우리당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참으로 죄송하다"며 "저는 오직 정권교체를 해서 국민에게 더 좋은 정치로 보답했으면 하는 생각, 오직 딱 하나 뿐"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계속되는 실정에도 중산층과 서민의 벗이 되겠다는 우리당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참으로 죄송하다"며 "오직 정권교체를 해서 국민에게 더 좋은 정치로 보답했으면 하는 생각, 딱 하나뿐이다. 강한 야당, 통합 대표가 꼭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경기지역 합동연설회를 끝으로 새정치연합은 한 달여간 이어온 전국순회 합동연설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각 후보들은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는 8일까지 각자 전국을 돌며 막판 표심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권리당원 ARS 투표 및 일반당원·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재외국민 대의원 300명은 3일부터 사흘간 이메일(전자우편)투표를 하고, 전국 대의원은 전당대회 당일인 8일 현장투표를 실시해 최종 결과에 반영한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정부에 세월호 인양을 통한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