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파문', 與野 대립으로…'일하는 국회' 발목 잡을까

[the300]여야 갈등에 8일 국회 본회의 일정 못잡아…임시국회서도 '블랙홀' 될 듯

국회 운영위원장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사진= 뉴스1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이 국회의 블랙홀이 됐다. 12년 만에 정부예산안 법정기한 내 국회통과라는 성과를 일군 여야가 다시 대치국면에 빠질 위기다. 민생법안 처리는 물론 4자방 국정조사, 공무원 연금개혁 합의에도 '정윤회 파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8일 여야는 정윤회 논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8~9일 양일간 열릴수도 있었던 정기국회 본회의는 신경전 끝에 9일 하루만 열기로 했다. 그간 수세에 놓였던 새누리당은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반격에 나섰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당 지도부는 "문건파동은 검찰의 수사에 맡기고, 국회는 민생·경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지난 7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청와대 비서실 인사 등 12명에 대한 고발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실체적 진실이 없는 상황에서 야당이 검찰고발까지 진행한 것을 보면 대한민국 정치가 어둡다"며 "과거 우리가 야당일 당시 '옷 로비' 등 무수한 사건이 있었지만 이를 두고 검찰 고소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정책위의장 역시 "사법당국은 이번 야당의 고발에대한 무고죄 성립 여부를 살펴봐 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수사지침 의혹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표명 조차 없다"며 "검찰에게 수사지침을 내린데 이어 어제는 여당에게까지 흔들리지 말라고 행동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공격했다.

우윤근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 앞에서 쓴 소리 대신 각하(이완구 원내대표)를 외치는 현실"이라며 "정윤회 게이트, 십상시 국정농단을 야기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당이 상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향후 국회일정 역시 미궁 속에 빠졌다.  여야는 오는 9일 정기국회에서 최대한 다수의 법안을 처리한 뒤, 오는 15일부터 한달간 임시국회를 열어 미처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 등을 논의키로 했다.

임시국회 첫째, 둘째 날 열리는 긴급현안질의에서도 '정윤회 파문'에 대한 설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4자방' 국정조사, 공무원연금 개혁 등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한 안건이 산적한 가운데 더욱 민감한 사안이 불거진 것.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한 여야의 인식차이가 크고 그 간극을 좁힐 여지조차 크지 않다.

한 여당 의원은 "4자방은 이미 지난 정권에 대한 조사이고, 민생법안이나 공무원연금 개혁 역시 집권 여당이 더욱 급한 사안"이라며 "현 정권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만큼 야당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면 이를 무마하기 위해 향후 합의과정에서 야당의 입장을 상당부분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마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야당 측 인사 역시 "이번 파문에 대한 명확한 사실규명 없이는 앞으로도 정부정책과 인사에서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 정부가 아닌 현 정권의 비선라인을 공격하는 것이 야당으로서는 더욱 손쉽게 지지층을 결집하고 여당 및 대통령의 지지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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