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결산] 홈쇼핑·상조·부품…정무위, 소비자보호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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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이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14.10.10/뉴스1

정무위원회가 다루는 분야는 꽤 넓다.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에다 한국소비자원, 국가보훈처, 국가권익위까지 경제·비경제 부처를 아우른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 주제도 산만해지기 쉽지만 올해는 금융·유통분야 소비자보호 방안에 이슈가 집중됐다. 금융기관보다는 금융소비자, 유통대기업보다는 중소 납품업체와 소비자 권익을 신장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감 전부터 논란이 된 KB국민은행 전 지주회장-전 행장의 갈등도 테이블에 올랐지만 진실규명보다는 공방 위주로 흘러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의원이 '호통국감'을 재연한 측면도, 반대로 기관장이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도 보였다.

◇금융·유통 소비자보호 모색

공정위 대상 국감에선 홈쇼핑 허위·과장광고가 계속되는데도 당국이 '솜방망이'같은 경고에 그쳤다는 지적이 집중 제기됐다. 경고가 일정량 누적되면 과징금을 매길 수 있지만 경고 1건당 벌점이 낮아 경고는 사실상 제재 효력이 없었다. 허위·과장광고에 대해선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노대래 공정위원장 답변을 끌어냈다.

홈쇼핑의 입점 수수료가 33%에 이르고, 대형백화점은 납품업체로부터 외상으로 물건을 사 재고를 반품하는 '특약매입'으로 재고부담을 떠넘겨 왔단 지적도 나왔다. 대형마트가 납품업자에게 가격조정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논란이 됐다. 유통업계 갑(甲) 지위에 있는 대기업들이 '횡포'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 매점과 자판기업을 오너 일가 기업인 보광 등이 독점해 왔다는 부당지원 의혹도 제기됐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또 은행들이 CD금리를 담합했다는 의혹 관련 질의에 "증거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밖에 △수입자동차부품에 대해 연내 조사 착수 △결혼정보업체·상조업체 등의 불공정 약관 연내 개선 등을 약속했다. 공정위가 국감 답변대로 이행하면 해당 업계가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4.10.15/뉴스1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 경영실태도 국감 내내 도마에 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년7개월간 특정 식당에 8억원어치를 결제해 여야 정무위원들이 하나같이 "석연치 않다"고 질타했다. 평가원은 증빙자료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출연연구기관을 관장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법인카드 결제를 체크하는 전자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제도적인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연구기관들이 속속 지방으로 이전, 우수한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인건비 예산이 남는 현상도 확인돼 대책마련이 요구됐다.

국민행복기금이 상환 불가능 계층에까지 채권소멸기한을 연장해 가며 사실상 약탈적 추심에 가까운 채권회수를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당사자들이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 생생한 목소리로 증언한 것이 여야의 공감을 샀다.

◇KB사태 공방만

15~16일 이틀간 열린 금융위금감원 국감은 'KB국감'이었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 김종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등 KB 관계자들이 대거 출석했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임영록-이건호 양측간 벌어진 KB사태 원인과 경과를 알아보려 했다.

평가는 엇갈린다. 여러 증인들이 채택됐지만 뚜렷한 사실을 밝히기보다는 공방이 반복된 측면이 있어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감원장 책임론이 강력 제기됐지만 두 금융수장은 자리를 지켰다. 일부 정무위원들은 각자 임 전 회장 또는 이 전 행장 어느 한 쪽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질의를 이어갔다. 임영록·이건호 두 사람은 국감 과정에서 사과의 뜻을 밝히며 몸을 낮췄다.

공직자의 금품수수, 부정부패, 개인관계와 업무상 이해관계의 충돌 등을 방지하기 위한 공직자 부정청탁 방지법(김영란법)은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여야 모두 법안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법안이 국회 통과조차 되지 않은 탓이다. 보훈단체별로 제각각인 수익사업·수의계약 권리 부여도 이해당사자들에겐 '뜨거운 감자'이지만 보훈처가 연말까지 법안을 조율해 오기로 한 것을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국회-정부 고질적 갈등 재연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10일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하자는 정무위 요구에 "질문답변만으로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우니 업무보고를 꼭 하겠다"고 맞섰다. 박 처장은 "충정은 이해한다"는 여당의 설득과 "국회를 능멸한 것"이란 야당의 경고 끝에 겨우 '고집'을 접었다. 본게임에 들어가기도 전 몸풀기 단계부터 부딪친 탓에 이날 국감장은 하루종일 뒤숭숭했다.

이밖에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대기업 또는 우량기업에 지원을 늘려온 정책금융 양극화가 지적됐다. 물품대금을 납품업체에 직접 결제하는 대신 은행대출을 받게 하고, 부도가 나면 납품업체들이 이 대출금 상환의무까지 떠안는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제도개선도 요구됐다. 국무총리의 서울공관 유지를 비롯한 세종시 비효율 문제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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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결산] 홈쇼핑·상조·부품…정무위, 소비자보호 초점

[the300][2014 국감]국책기관 방만경영 도마에 "시스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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