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국감' 된 법사위…'카톡 감청' 집중 추궁

[the300][2014국감] 법원 감청영장 발부율 90%…16일 다음카카오톡 대표 국감 출석

하세린 기자 | 입력 : 2014.10.08 18:07
이상민 국회법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사실상 '카카오톡 국감'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검찰이 청구하는 통신제한조치(감청) 영장을 법원이 쉽게 발부해준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저도 텔레그램으로 망명했다"며 "(카톡에 대한) 영장 발부를 인정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성낙송 수원지방법원장은 "죄송하다.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안이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법원이 도장을 꽝 찍고 어떻게 집행되지는 모른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일반·인터넷 전화와 카톡에 대한 감청 허용 기준을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의원과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이 감청영장 중 '패킷감청' 또는 카톡 관련 감청 현황 자료를 요구했지만 법원은 "별도 통계를 관리하고 있지 않다"며 "확인할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는 답변만 내놨다.

서 의원은 "텔레그램으로 망명한 사람이 15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에선 권력을 가지면 국민의 사생활까지 뒤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선 수사기관이 영장을 발부받아 감청을 할 때 그 회사 직원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해야 한다"며 보완 대책을 주문했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도 "오후에 카톡 회사에서 사과를 했다"며 "실시간 감청을 못한다고 한 것도 거짓말이고 (검찰이) 영장(을 제시하고 감청) 요청한 것도 있었는데 없다고 하는 등 혼란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이 1000억원이 달아나 버렸다"며 "검찰에서는 (감청을 통해) 수사를 하려는 게 사실이 아니냐. 국정원에서도 전부 (감청을) 한다. 그렇지만 사법부가 제동을 걸어주지 않으면 우리 국민은 어디로 가느냐"고 했다.

여당 의원들도 카톡 감청 문제를 다뤘지만 비판 수위는 한층 낮았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범죄가 지능화되고 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범죄에 이용되다 보니 통신제한조치 영장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추세"라면서도 "새로운 현상 속에서 법원이 영장 발부를 할 때 대상 범위와 기간, 종류 등을 최대한 세분화 해서 피압수자의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를 하고 제도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법사위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김승주 중앙선관위 보안자문위원회 자문위원, 김인성 전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등 3명을 오는 16일 서울고등검찰청 국감 때 참고인으로 출석토록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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