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차선은 무법지대? 4년간 과속단속 실적 '0'

[the300][2014 국정감사]속도제한 준수 차량 3.83% 불과…충돌 우려, 단속 안해

지영호 기자 | 입력 : 2014.10.08 10:32

경기 성남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사진=뉴스1

2010년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선의 속도제한을 시속 30km로 규정한 이래 단 한차례도 과속으로 인한 적발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와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과속단속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전국 368개 영업소와 1013개 하이패스 차로(민자고속도로 포함)에서의 과속 단속실적은 0건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에 따르면 본선 요금소는 50m 전방, 나들목(IC) 요금소는 30m 전방에서 제한속도 30㎞/h를 적용받는다. 규정을 어기면 위반 속도에 따라 벌점은 0~60점, 범칙금은 최대 13만원까지 부과된다.

그러나 이를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다. 2011년 도공이 하이패스 차로의 차량 통과속도 조사결과 제한속도를 지킨 차량은 3.83%에 불과했다. 과속단속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이용자 대부분이 규정속도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경찰청과 도공은 과속단속시스템 설치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이동식 카메라 단속의 경우 사고 위험이 높아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량통행이 집중하는 요금소 부근에서 단속 사실을 인지한 운전자가 급제동할 경우 뒤따르는 차량과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때문에 단속 대신 노면 그루빙, 차로규제봉 등 속도저감시설 등으로 요금소 구간 제한속도 홍보를 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최근 5년 간 하이패스 구간 내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하이패스 이용률은 제한속도 규정을 두기 전인 2009년 4159만대에서 지난해 6289만대로 1.5배 늘었지만 사고는 24건에서 43건으로 1.8배 증가했다.

이 의원은 "현재의 하이패스 구간 내 제한속도를 현실화하고 도로공사 속도감지 카메라의 경찰 단속 시스템과 연계 방안 모색하는 등의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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