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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내집 마련이라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새 걱정거리가 생긴 건 이사가 임박한 어느날 이었다.
내부 공사 마감 상황을 확인하러 들렀을 때 인터리어공사를 맡은 A사장이 앞쪽 베란다 쪽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전한 것이다. 이미 열흘 쯤 전에 확인이 돼서 경과를 지켜봤는데 현상이 계속돼 물이 떨어지는 지점은 마무리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A사장은 아파트관리소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떨어지는 양상이 비와는 관계가 없어 같은 라인에 있는 위층 집들 중에 베란다에서 물을 사용하는 집에 있는지를 찾아보는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관리소에 연락해서 직원이 왔지만 "이건 개별 세대 책임"이라며 발뺌 했다.
결국 관리소 소장을 만나서 다시 협조를 구했다. 소장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소장도 공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겨우 원인을 찾아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묵묵부답. 몇번을 전화로 독촉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직원들이 전화를 받고,
다시한번 전화를 걸어 관리소장을 바꿔달라고 했지만 이번에도 연락이 없었다. 직원에게 "계속 이렇게 나오면 나도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 동대표도 만나고 (입주자 대표자 회의) 회장까지 만나서 따지겠다"고 했다. 그제서야 연락이 왔다. 관리소장은 "늦어서 정말 죄송하다. 원인을 파악해서 꼭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 시한을 못박아서 연락을 받는 선에서 전화를 끊었다. 공사는 마무리해야겠기에 다시한번 꾹 참았다. 상황을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관리소에 도움을 요청한지 2주를 훌쩍 넘었다. 이사를 하고도 2주가 지났지만 공사 마무리를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내내 든 생각은 아파트관리소가 도대체 뭘하는 조직일까 하는거다. 주민들이 뽑은 동대표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 직원들을 채용하고 주민들이 낸 관리비로 운영되는 조직이 주민의 합당한 요청을 귀찮은 민원 대하듯이 한다면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 아닌가.
관리소 문제로 속을 썩이다보니 며칠 전 7.30 재보선 결과가 오버랩됐다. 국민들이 내린 심판도 내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나라가 돌아가는데 내 살림살이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다.
내가 낸 것 만큼 대접받지 못하면 누구든 폭발하게 돼 있다.
아파트 주민이든, 식당 손님이든, 유권자이든 그렇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이번 선거결과가 국민들의 삶을 챙기는 정책에 더 방점을 두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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