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독식 법안소위 주도권 강화 나선다

[the300]복수 법안소위 넘어 기존 여당몫 양보 요구할 듯…정국경색 가능성?

이하늘 기자 | 입력 : 2014.06.24 15:10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23일 여야는 원구성에 합의했지만, 야당이 각 상임위 소속 법안소위위원장 자리의 일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진통이 예상된다. /뉴스1= 이광호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후반기 국회 상임위에서 법안관련 주도권 강화에 나선다.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을 처리하는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야당몫을 늘리려는 시도다.

24일 새정치연합 복수 인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열린 상임위 간사회동에서 여당 의원들이 독식하고 있는 법안소위 위원장 자리 가운데 일부를 야당 몫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지난 전반기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국방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의 법안소위 위원장직을 맡아왔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균형과 견제를 위해 한 상임위의 위원장과 법안소위 위원장을 각각 소속정당이 다른 의원들이 맡아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 야당 관계자는 "여당 간사들이 대다수 상임위의 법안소위 위원장을 맡은 것은 18대 국회 이후"라며 "상임위원장에 법안소위 위원장까지 여당이 맡고 있는 상임위는 여당의 독주를 야당이 견제할 장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상임위원장과 법안소위 위원장이 각각 다른 정당이어야 상호토론과 협상을 통해 완성도 높은 법안을 국회에 상정할 수 있다"며 "여당이 법안소위 위원장을 독식한 지난 관례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안소위는 상임위에서 논의된 법안을 심사해 상임위 전체회의로 넘긴다.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사실상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국회 본회의 상정 바로 전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로 이를 넘기는 관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존 법안소위를 장악해온 여당으로서는 자칫 발목을 잡힐 수 있어 순순히 야당에 이를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은 후반기 원구성에 앞서 새정치연합이 주장했던 일부 상임위별 복수법안소위 운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부 복수 법안소위 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겨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당의 이번 계획은 기존 복수 법안소위를 크게 뛰어 넘는다. 이 안이 실행되면 새누리당은 18개 상임위 가운데 10곳의 법안소위 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겨줘야 한다. 기존 18개 상임위 가운데 10곳의 위원장 자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상임위 여당 간사를 맡은 한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이 기존 여당의 몫을 무리하게 요구하려는 것 같다"며 "이 같은 계획은 새정치연합의 희망사항일 뿐 새누리당 의원들이 각 상임위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0%"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 역시 "복수 법안소위 운영을 관철시키기 위해 야당이 무리한 요구를 앞세운 것 같다"며 "야당이 법안소위 위원장 자리를 강력히 요구한다면 결국 후반기 일하는 국회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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