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사이트] 극우, 기독교, 그리고 문창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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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쿠쿠쿵!"

1995년 4월19일 오전 9시5분,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도심 한복판. 마약단속국 등 연방기관들이 입주해 있던 9층짜리 건물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내렸다.

이 폭발로 갓 출근한 공무원과 탁아소의 어린이 등 168명이 목숨을 잃고 600여명이 다쳤다. 건물은 완전히 파괴됐고 폭발 지점에는 폭 10m, 깊이 2.5m의 큰 구덩이가 파였다.

사건 발생 90분 뒤 100km 떨어진 지점에서 26세 백인 남성 티모시 맥베이가 경찰의 과속 단속에 걸려 검문을 받았다. 과속 혐의로 구금된 맥베이는 갇혀 있는 동안 경찰의 수사로 결국 테러 혐의가 확인됐다.

'걸프전'에 참전해 무공훈장까지 받았던 맥베이는 전역 후 '극우 민병대'에 가담하기 위해 캔사스, 애리조나주 등을 전전했다. 테러 1년 전까지는 애리조나주에서 20대 초반의 여자친구와 갓난 딸을 데리고 트레일러에서 생활했다.

테러 혐의로 기소된 뒤 맥베이는 "연방정부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대한 권력"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백인우월주의자였고, 신(新) 나치주의에 심취해 있었다. 미국의 전형적인 '극우주의자'였다.

그는 결국 사형됐다. 주목할 대목은 사고를 일으킨 건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 때였지만, 사형을 집행한 건 공화당 부시 행정부였다는 점이다. '보수'가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선을 넘어설 때 '극우'가 된다. 미국에서 '보수'조차도 '극우'를 포용하지 않는 건 그래서다.

'미국의 좌파와 우파'라는 책을 쓴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극우'는 대개 '헌법 근본주의'(constitutional fundamentalism)와 '기독교 정체(christian identity) 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헌법 근본주의'는 연방정부의 권한이 적었던 미국 최초의 헌법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말한다.

기독교의 소수 교파인 '기독교 정체 신학'은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진짜 자손은 유태인이 아니라 지금의 미국 백인들이라는 믿음을 담고 있다. '반(反) 유대주의' 측면에서 신나치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한편 한국의 '극우'는 좀 더 복잡하다. '반공'이라는 가치 외에도 특정한 역사의식, 출신 지역, 종교, 경제적 지위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한 형태로 나타난다.

해방 직후 좌익세력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했던 '서북청년단'은 '이북'이라는 출신지역의 동질성에 '반공'이라는 이념과 일부 종교적 신념이 결합된 사례였다.

최근 우리 국민들은 한 국무총리 후보자 덕분에(?) 언론인 출신 교수의 '한국 근대사' 강의를 무료로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는 한 강연에서 제주4.3사건을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으로 규정했다. 걱정이 되는 건 현행 법상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 위원회'의 위원장을 총리가 맡아야 한다는 점이다.

과연 우린 신념에 어긋나는 일을 하며 괴로워하는 총리의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봐야만 할까? 아니면 그의 신념에 맞춰 현행 법을 뜯어 고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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