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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황식·정몽준·이혜훈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뉴스1

새누리당이 서울시장 경선을 정몽준·김황식 두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할 가능성에 26일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뺀 두 주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뿐 아니라 울산에서도 경선룰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통에 빠졌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사무총장)는 이날 여론조사를 실시, 서울시장 경선 최종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공천위는 전날 광역단체장 후보를 1차로 추리면서 서울에 정몽준·김황식·이혜훈 세 후보를 남겼다. 단 정밀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양자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셋 중 일반 여론조사에서 가장 약세인 이 최고위원이 경선을 완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최고위원은 "경선 중단을 불러올 수 있는 중대국면"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혜훈캠프 이지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2007년과 2012년 대선후보 경선 사례를 들며 "경선 컷오프는 후보가 너무 많을 때 줄이는 의미인데 후보 3명이 너무 많다고 2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은 상식 이하"라고 주장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초박빙 상황에서도 지지율 2.9%의 홍준표 후보도 컷오프하지 않았다. 2012년 대통령 후보 경선 때도 박근혜 (58.4%) 후보와 격차가 큰 김태호(1.9%), 임태희(0.4%) 후보도 컷오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공당이 이미 발표한 원칙(3배수)을 뒤집는 일이 일어나면 선거 구도에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며 "명백한 불공정 경선이고 경선 중단을 불러올 수 있는 중대국면에 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이 경선중단을 언급하며 배수진을 친 가운데 정몽준 의원 측과 공조 가능성도 주목된다. 정 의원은 2배수 압축이 여성후보에 대한 차별이라며 "경쟁 후보자의 입장에서도 방관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여성 후보를 배제하겠다는 것은 여성 유권자를 실망시키는 것으로 당에서 주장한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내 분란으로 경선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럴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지도부가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반발하는 것은 2배수 압축이 친박(친 박근혜)계인 이 최고위원 지지표를 김 전 총리가 흡수토록 하려는 의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셋 중 1·2위 후보만 경선을 완주할 수도 있다.

김 전 총리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경선룰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 대신 TV토론 실시를 거듭 요구하며 실무준비를 위한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후보확정(4월 25일)을 위한 토론회가 다음달 20일로 잡혀 그 이전에 후보자간 정책 차별성을 드러낼 기회가 없다는 이유다.

세 후보는 대전 국립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4주기 추모식에 함께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컷오프 방식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울산시장 경선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현역의원으로 강길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김기현 당 정책위의장이 뛰어들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3선 도전을 포기하고 시장직 사퇴의사를 밝혔고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이 컷오프에서 탈락하면서 강길부·김기현 양자구도가 됐다.

하지만 강길부 위원장은 "박 시장 사퇴는 특정후보 편들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김두겸 후보는 높은 지지율에도 경선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김기현 후보를 탓하는 것이 아니지만 짜놓은 각본의 경선 무대에 다른 후보들이 들러리를 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오늘부터 울산시민들께 의견을 구해 불공정한 경선이라도 끝까지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