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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했다고 2일 보도했다. 2018.04.02.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
"곧 귀가 탁 트이는 소식 들릴 겁니다."
"안절부절하지 말고 기다리십시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예고 없이 등장, 또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파격적 행보로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관람은 직전까지 철저히 베일에 가렸다. 단서는 있었다. 북측 요구로 공연시간이 두차례 예정보다 당겨지거나 밀리거나 하면서 우리측에 혼란을 줬다. 게다가 공연 리허설은 취재했던 우리측 공동취재단이 정작 본공연 때는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우리 기자들을 막아선 북한 안내요원들은 기다리라면서도 끝내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 '귀가 탁 트이는 소식'은 김 위원장의 공연관람인 걸로 드러났다.
예측불허의 동선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의 외교술이다. 경호도 고려하고, 대화의 주도권도 쥐려는 차원이다. 김일성 주석은 박정희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한 이후락이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하려는 때 불러내 만났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의 동선을 갑자기 당기거나 늦추는 게 어떠냐고 남측에 제안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방해세력'에게 혼돈을 주자는 것이다. 이번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일정 흔들기, 깜짝 등장 등으로 행사진행에 주도권을 쥐는 듯 했다.
달라진 점은 공연을 취재하지 못한 남측 취재단에 공개사과하는 등 북한이 유연한 태도로 나왔다는 점이다. 북한 최고위층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2일 취재진이 머문 평양 고려호텔을 직접 찾아 전날 공연에서 남측 기자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고 자기소개를 할만큼 여유를 드러내면서도 "다만 이해하실 문제는 어제 행사는 우리 국무위원장을 모신 특별한 행사였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공연이 정치협상이 아니었으니 일부러 주최측을 당황시키려는 의도는 크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이 "4월 초 정치일정이 복잡하다"고 말한 게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장에 도착한 직후 "4월 초 정치일정이 복잡해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오늘 늦더라도 평양에 초청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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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 했다고 2일 보도했다. 2018.04.02.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
실제 북한은 4월에 굵직한 기념일과 정치일정이 있다. 오는 11일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연다. 15일은 북한 최대명절 격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이다. 올해 태양절은 106주년으로 5년, 10년씩 이른바 '꺾어지는 해'는 아니지만 그래도 성대하게 치를 전망이다.
게다가 남북은 오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를 준비하기 위한 실무회담이 4일 판문점 남측 구역에서 열리고 고위급 회담을 추가로 가질 수도 있다. 평양 공연단은 3일밤~4일 새벽 귀환한다. 이런 일정표는 우리뿐 아니라 김 위원장 등 북측에도 4월 한달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드러낸다. 김 위원장은 이 시기 외부일정을 최소화하고 내부 정치안정, 대외적으로는 연쇄 정상회담 준비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은 공연 관람 후 "내가 레드벨벳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 오려고 했는데 일정 조정해서 오늘 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런 자리가 얼마나 좋은지 문 대통령에게 전해달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전하겠다"고 말했다. 본인이 본인에게 전하겠다는 말은 일종의 농담이었다고 우리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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